‘54 vs 46’ 로스쿨 입시 여초 현상…“공무원→전문직 선회”

사회

이데일리,

2025년 6월 26일, 오후 07:13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입학시험에 해당하는 법학적성시험(LEET)에 지원하는 여성 비중이 눈에 띄게 커지고 있다. 공무원 인기가 시들해지자 전문직으로 눈을 돌리는 여성이 늘고 있어서다.

2023학년도 법학적성시험(LEET)일인 2022년 7월 24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에서 응시자들이 시험을 마친 뒤 고사장을 나서고 있다.(사진=뉴시스)
26일 전국 25개 대학 로스쿨 협의체인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에 따르면 최근 접수를 마감한 2026학년도 LEET 응시 지원자는 총 1만 9057명이다. 이 가운데 여성 비율은 54.1%(1만309명)로 남성(45.9%, 8748명)을 압도했다.

LEET는 로스쿨에 입학하려면 필수로 응시해야 하는 시험으로 △언어이해 △추리 논증 △논술 역량 등을 평가한다. 2026학년도 LEET는 오는 7월 20일 전국 8개 시험지구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LEET가 처음 시행된 2009학년도만 해도 응시 지원자 중 남성이 63.6%를 차지했으며, 여성은 36.4%에 그쳤다. 이후 여성 비율이 꾸준히 상승, 2023학년도에는 LEET 지원자 중 여성이 50.5%로 첫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이어 △2024학년도(여성 51.8%, 남성 48.2%) △2025학년도(여성 52.8%, 남성 47.2%) △2026학년도(여성 54.1%, 남성 45.9%)까지 여성 비중이 늘면서 뚜렷한 여초 현상을 보이고 있다.

(그래픽=김일환 기자)
LEET 시험에 여성이 몰리는 데에는 전문직 선호 현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저임금·악성민원 탓에 공무원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상대적으로 전문직으로 눈을 돌리는 여성이 늘었다는 얘기다. 앞서 행정안전부가 지난 18일 공개한 지방공무원 9급 공채 필기시험 지원자는 총 11만 9066명으로 선발인원(1만 3596명) 대비 8.8대의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5년 중 가장 낮은 경쟁률이다.

남준석 법무법인 카이 변호사는 “요즘 공무원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로스쿨로 방향을 선회한 여성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더욱이 이화여대처럼 여성만 뽑는 로스쿨도 있어서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입학 관문이 넓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