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윤석열 검찰총장의 아내 김건희씨가 운영하는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2020.11.11/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이른바 '김건희 여사의 집사'로 불리는 김 모 씨가 설립에 관여한 IMS모빌리티(전 비마이카) 현직 대표 조 모 씨가 "빨리 (특검에) 나가서 조사를 받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오아시스 펀드로 받은 180억 원대 투자금 가운데 46억 원의 행방과 관련해선 "나중에 김 씨한테 들었다"면서도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조 대표는 최근 서울 광진구 모처에서 뉴스1과 만나 "당장 내일이라도 가서 조사받고 싶은 마음"이라며"만약 조금이라도 김 여사와 관련이 있다면 제 모든 지분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각종 의혹과 IMS모빌리티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건희 특검팀(민중기 특별검사)은 형사 사건과 오너리스크에 휘말린 기업들이 김 여사에게 청탁하기 위한 목적으로 IMS모빌리티에 자금을 우회 지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IMS모빌리티는 2023년 6월 누적 손실금이 수백억 원에 달하는 자본잠식 상태에서 오아시스 펀드를 통해 여러 대기업과 금융·투자사로부터 약 184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IMS모빌리티 투자에 참여한 기업은 한국증권금융·카카오모빌리티·HS효성그룹 계열사·키움증권 등으로 투자 규모는 10억 원~50억 원 수준이다.
이중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콜 몰아주기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25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직후 투자에 참여했다. 효성그룹은 경영진 간 다툼이 이어지던 때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 대기업의 투자금 가운데 '46억 원'이 2년 전 퇴사한 김 씨에게 넘어가면서 IMS모빌리티는 이른바 '집사 게이트' 의혹의 중심에 섰다.
조 대표는 이 46억 원의 행방과 관련해 "나중에 김 씨한테 들었다"면서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조 대표는 "(IMS 모빌리티 같은)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중 처음부터 손실금 없는 데는 없을 것"이라며 "우리 회사는 지난 3월부터 이익이 나기 시작해 턴어라운드(실적 개선) 됐다"고 덧붙였다.
회사가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것과 관련해 "상장하기 위해 국제회계기준(IRFS)으로 바꿔 생긴 일시적인 문제"라고 주장했다.
조 대표는 "2018년 소프트웨어 회사로 전향하면서 기술력을 인정받아 이 전부터 많은 투자를 받고 있었다"며 "그동안 투자받은 것만 700억 정도 된다"고 말했다.
IMS모빌리티는 2013년 렌터카 업체 비마이카로 사업을 시작해 2017~2018년 소프트웨어 업체로 전향하면서 전폭적인 투자를 받아 2020년 9월 문재인 정부 시절 예비 유니콘 기업으로 선정돼 80억 원 수준의 기술보증을 받았다.
조 대표에 따르면 그는 소프트웨어로 업종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김 씨가 운영하던 렌터카 플랫폼 사이드스텝 '뿅카'를 인수했다. 그러면서 김 씨는 2대 주주로 올라섰고 사내 최고전략책임자(CSO)로 근무하다가 2021년 4월 퇴사했다.
김 씨가 퇴사하게 된 데에는 '투자자들 요청'이 있었다고 조 대표는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김 씨가 계속 회사에 있으면 회사가 정치적 이슈에서 소용돌이칠 것 같다"며 "'경험상 정치적 이슈가 되면 나중에 투자 받지 못한다' 우려했다"고 전했다.
당시인 2020년 말 윤석열 검찰총장은 차기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고 있었다. 또 김 씨는 김 여사의 모친 최은순 씨와 은행 잔고증명서 위조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었다.
김 씨는 퇴사했지만 개인 몫으로 IMS모빌리티 지분 4.46%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이듬해인 2022년 8월 '이노베스트 코리아'(이노베스트)라는 법인을 세우고 지분을 본인에서 법인 명의로 변경했다.
김 씨는 그해 10월 자산가로 알려진 A 씨에게 46억 원에 법인을 매각하면서 지분을 모두 양도했다.
조 대표는 "회사와 김 씨 간 거래는 완전히 끝난 상태고 '집사 게이트'는 저희와 상관없는 일"이라며 "김 씨가 지분을 매각한 건 2022년 말이고 의혹이 불거진 건 2023년 6월이기 때문에 두 시기도 일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김 씨가 매각한 이노베스트의 현재 대주주가 김 씨의 아내 정 씨로 알려지면서 의혹의 불씨는 재점화됐다. 정 씨는 이노베스트 설립 당시 감사로 재직하다가 지난해 5월 유일한 사내이사로 선임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조 대표는 "그건 김 씨와 A 씨 사이의 문제지 저희는 모르는 일"이라고 답했다.
현재 김건희 특검팀은 김 씨가 이노베스트라는 '차명 법인'을 활용해 대기업 투자금의 일부를 취득했다고의심하고 있다.
특검팀은 IMS모빌리티 주식 4.6%에 해당하는 46억 원의 자금 흐름을 추적할 것으로 보인다.
김 씨는 윤 전 대통령의 파면됐던 지난 4월 자녀와 베트남으로 출국했는데 며칠 뒤 이노베스트 소재지가 제주에서 지난 4월 서울 강남구로 이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특검은 증거인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노베스트를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씨 역시 출국금지 조처했다.
당초 특검팀은 코바나컨텐츠 협찬 의혹 수사 과정에서 '집사 게이트'를 인지하고 수사를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특검법상 수사 대상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특검팀의 영장을 기각했다.
특검은 압수수색 영장 재청구 등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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