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라인 커뮤니티)
"생명 살리는 병원? 24시간 소음 지옥과 불빛 지옥에 미치겠다! 당신들도 여기서 살아봐라!"
충남 천안의 한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순천향대병원을 향해 이 같은 항의성 문구가 담긴 현수막을 건 이유가 공개됐다.
지난 11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주민들은 총 4개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현수막에는 '밤낮없는 사이렌 공조기 소음으로 창문 못 열고 산다', '낮에는 태양 반사 빛, 밤에는 전등 빛 때문에 못 살겠다', '병원은 힘들 때 손 내밀어 도움받고 조합이 힘들 때 나 몰라라 하는 게 병원의 최선인가? 이젠 전쟁이다!' 등 문구가 적혀있다.
해당 현수막은 지난 6월 초부터 걸려 있었으며, 주민들은 한 달 전인 5월에 지어진 이 병원의 신관 건물을 문제 삼았다. 신관이 지어진 뒤 일조권 침해, 빛 공해, 소음 공해, 교통 혼잡 등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
이 현수막에 대해 제보한 이는 "아파트 홍보할 때는 병원이 가까이 있어서 좋다고 하더니 저런 현수막을 붙이는 게 좀 창피스럽지 않나"라며 황당해했다.
실제로 이 아파트는 인근에 대학병원이 있다는 걸 강조하며 홍보해 왔다. 아울러 아파트와 비슷한 시기에 신관이 지어졌고, 구관은 오래전부터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병원 측은 2018년에 현수막을 통해 건물 신축 소식을 알리기도 했다.

(JTBC '사건반장')
따라서 주민들도 이를 충분히 인지한 뒤 입주했을 거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 논란은 온라인을 통해 먼저 알려지면서 주민들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한 누리꾼은 "그럼 아파트 주변에 뭐가 있어야 하냐? 소방서도, 병원도, 학교도 시끄럽다고 하고 요양병원도 싫다는데 아무것도 없으면 불편하다고 지어달라고 하지 않냐"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아파트 주민 측은 병원의 새 건물이 문을 열기 전까지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한 입주민은 "사이렌 소리는 이해한다. 그런데 공조기 팬 소음과 불빛이 24시간 힘들게 할 줄 몰랐다"며 "내막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아파트 주민들을 '집단 이기주의'로 몰아가서 힘들다. 다들 집을 팔고 나가고 싶어 한다"고 설명했다.
아파트 입주민회 관계자는 "구급차 사이렌 소리에도 민원을 넣었다는 건 오해"라며 "공조기 소음이나 빛 공해가 가장 큰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병원 측은 "관련 법규에 문제가 없도록 건물을 지어 문을 열었다"며 "현재 아파트 입주민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해 추가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천안시 측은 "이달 말쯤 해당 병원의 소음 저감 장치 공사가 마무리되면 소음을 측정할 예정"이라며 "만약 기준을 초과한다면 행정처분 하겠다"고 말했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