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복귀 의대생이 명심해야 할 두 가지

사회

이데일리,

2025년 7월 15일, 오전 05:01

[이데일리 안치영 기자] 1년 5개월 만에 의대생들이 학교로 돌아간다고 선언하면서 길었던 의정갈등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국민과 의료계 모두에게 큰 상처를 입혔던 사태가 비로소 해결될 조짐이 보인다.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반발해 전공의가 사직하고 의대생이 동맹 휴학했을 때만 해도 의료계는 단일대오로 정부 정책에 반대할 것으로만 보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의료계 내 구성원 간의 갈등이 점차 커졌다. 투쟁을 지속했던 의대생은 먼저 복귀한 이들과 마찰을 빚었고 학교와 교수를 믿지 못했다. 결국 △학생 △정부 △교수 △국민이 소모적 갈등 속에서 이제는 버틸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지금의 복귀 및 대화 국면은 이러한 상황에서 형성됐다.

이제 학교로 돌아가는 학생들이 명심해야 할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스승을 존중하고 다른 하나는 먼저 복귀한 학생을 공격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학생이 투쟁에 나섰을 때 ‘환자를 외면한 의사들’이라는 비난을 막기 위해 불철주야 진료에 힘썼던 사람들이 바로 의대 교수들이다. 이들은 학교를 뛰쳐나간 학생들을 어떻게든 끌어안으려 노력했던 스승이었다는 점을 잊어선 안된다.

투쟁에 앞장섰던 학생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수업에 참여했던 학생 또한 자기의 소신에 따라 최선을 다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자신과 뜻이 다르다고 배척한다면 이번 사태의 진정한 해결은 요원하다. 투쟁했던 학생도 학교에 남아 있던 학생도 몇십 년간 의료기관과 학술대회장에서 서로 얼굴을 맞댈 사이다. 이선우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비대위원장 또한 “계속 얼굴 보고 일해야 하는 사이니 분리 조치 대신 화해할 기회를 주는 것이 좋겠다 생각했다”면서 이들의 화해가 절실함을 강조한 바 있다

이번 사태는 사회적 신뢰 붕괴라는 가장 크고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를 남겼다. 무너진 신뢰 관계를 회복하는데 학생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모든 이들이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다.

서울 한 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열린 학위수여식에 참석한 졸업생들이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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