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정성껏 집밥을 차려줬더니 외식할 때 밥 한 번 안 사냐는 남자친구에게 서운함을 느꼈다는 여성의 고민에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1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남자친구에게 밥 좀 사라는 말을 들었다는 20대 후반 여성이 황당함을 토로하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A 씨에 따르면 남자친구는 30대 초반이다. 평일에는 각자 일 때문에 바쁘고 피곤해서 보통 한 번 정도 잠깐 보고 주말에 제대로 데이트하는 편이다.
일주일에 한두 번은 집에서 요리를 해먹으며 데이트하지만 밖에서 만나면 밥은 거의 남자친구가 사고 커피나 디저트와 영화 값은 A 씨가 내거나 반반씩 낸다.
A 씨는 "아무래도 남자친구가 저보다 나이도 있고 벌이도 조금 더 나아서인지 초반부터 밥은 자기가 사겠다고 하더라. 저도 그게 고마워서 다른 부분에서 더 쓰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어 "토요일 오후에 우리 집에서 만나기로 하면 저는 미리 장을 본다. 남자친구가 좋아하는 파스타를 해주려고 생면이랑 해산물, 치즈를 사기도 하고 스테이크를 구워주려고 한우를 사 온 적도 많다"고 전했다.
남자친구는 빈손으로 오거나 가끔 디저트를 사 오는 정도다. A 씨는 "솔직히 마트 가서 장 한 번 보면 기본 5~7만 원은 그냥 깨지자 않나. 비싼 재료 사는 날은 10만 원이 훌쩍 넘을 때도 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정성껏 한 요리를 맛있게 먹어주는 남자친구의 모습이 예뻐 힘들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고. 얼마 전 A 씨는 남자친구에게 닭볶음탕을 만들어줬다.
후식으로 과일을 깎아 먹으며 소파에 앉아 TV를 보던 중 남자친구는 대뜸 "근데 자기는 왜 밥 한 번 안 사?"라고 물었다.
머리를 한 대 맞은 듯 당황했다는 A 씨가 "어?"라고 되묻자 남자친구는 "아니, 밖에서 데이트할 때 보면 밥은 항상 나만 사잖아. 너는 나한테 밥 사주기 싫어?"라고 했다.
A 씨가 "오빠. 내가 집에서 해주는 밥은 밥 아니야? 내가 땅 파서 장사하는 것도 아니고 장 보는 데 돈이 안 드는 줄 알아?"하고 쏘아붙이자 남자친구는 "아니, 그런 뜻이 아니라. 그래도 밖에서 제대로 된 밥을 한 번쯤은 사줄 수 있는 거 아니냐"며 말을 흐렸다.
A 씨는 "기가 막혀서 말이 안 나왔다. 제가 지금까지 우리 집에서 해준 밥들은 그럼 뭔지. 밖에서 사 먹는 밥만 밥이고 제가 재료 사 와서 정성껏 차려준 밥은 밥이 아니냐"라고 황당해했다.
이어 "제대로 된 밥이라니. 그러면 제가 해준 밥은 제대로 된 밥이 아니라는 건지. 어이가 없어서 말도 제대로 못 했는데 남자친구는 그냥 집으로 돌아갔고 저는 너무 서운하고 화가 나서 밤새 잠도 제대로 못 잤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집에서 요리해 주는 건 당연한 거고 돈 쓰는 걸로 쳐주지도 않는 거냐. 밖에서 비싼 밥 사주는 것만이 '밥을 사는' 거라고 생각하는 남자친구의 생각이 너무 이기적으로 느껴진다. 제가 정말 밥 한 번 안 사는 이기적인 여자친구냐"라고 물었다.
누리꾼들은 "이건 알려줘야 한다. 집에서 돈 내고 안 먹고 생활비 안 보태니 집에서 해 먹는 게 얼마나 많이 드는지 모른다", "밥 사줬다는 거에 저렇게 오만함을 보인다면 결혼해서 맞벌이 안 하면 인간 취급도 안 하겠네", "내가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창피해서 말이 안 나온다. 어디서 친구한테 이상한 얘기 듣고 온 듯", "남자들이 원래 좀 세심하지 못하고 소중한 걸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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