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포토부스 폭행 여성 “나도 신상 유출된 피해자” [영상]

사회

이데일리,

2025년 7월 16일, 오후 08:14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베트남 하노이의 한 셀프 사진관에서 한국 여성이 베트남 여성들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가해자가 “본인도 신상이 유출된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나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베트남 하노이 한 포토부스에서 한국인 여성과 베트남 여성이 싸우고 있다. (사진=스레드 캡처)
15일(현지시간) 뚜오이째·베트남뉴스(VNS) 등 현지매체는 지난 11일 오후 9시쯤 하노이 한인타운인 미딩 지역 셀프 사진관에서 한국인 여성 2명이 베트남인 여성 2명을 느닷없이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피해 여성 A씨가 올린 글에 따르면 그와 친구는 요금을 결제한 뒤 정해진 시간 내에 사진을 찍고 있었다. 그러나 이때 밖에서 기다리던 한국인 여성 B씨가 큰소리로 사진을 빨리 찍고 나오라고 재촉했다고 한다.

아직 촬영 시간이 충분히 남아있던 A씨가 당황해 “어?”라고 반응하자, B씨는 갑자기 A씨 팔을 세게 내려쳤다. B씨 일행이 깜짝 놀라 그를 말렸지만, B씨는 가방을 내려놓고 A씨의 모자를 낚아채듯 벗겨냈다.

격분한 A씨가 B씨에 맞서면서 두 사람은 서로의 머리채를 잡으며 격렬하게 몸싸움을 벌였다. 이들의 일행이 각각 A씨, B씨를 말렸으나 몸싸움은 몇 분간 지속됐고, 직원도 나섰지만 소용없었다.

폐쇄회로(CC)TV에는 B씨가 주저앉은 A씨에게 발길질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아울러 A씨가 B씨 머리채를 잡자, B씨 일행이 A씨 머리채를 똑같이 잡는 등 폭행에 가담하는 장면도 고스란히 담겼다. 이후에도 B씨는 A씨 머리채를 잡고 놔주지 않은 채 계속 때렸다.

아직 촬영 시간이 충분히 남아있던 A씨가 당황해 “어?”라고 반응하자, B씨는 갑자기 A씨 팔을 세게 내려쳤다. (영상=사회관계망서비스)
A씨가 포토 부스를 빠져나가면서 상황이 일단락 되는 줄 알았으나, 이때 B씨가 다시 한번 A씨를 때리면서 포토 부스 밖에서도 폭행이 이어졌다. B씨 일행은 바닥에 앉아 있는 A씨 머리를 주먹으로 내리치기도 했다.

현재 A씨는 정신적 충격을 받아 어지럼증, 두통, 식욕 부진 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 측은 “두 사람은 술을 마시지도 않았고 완전히 제정신이었다. 이들은 폭행을 저지른 후 친구를 만나 즐겁게 커피를 마셨고, 오히려 ‘방금 사람을 때렸다’고 웃으면서 얘기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포토 부스 직원은 현지 매체에 “이런 일은 매장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며 “두 사람(베트남 여성)이 부스에 있을 때 밖에서 두 사람(한국 여성)이 심하게 재촉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인 여성이 베트남 여성의 모자를 낚아채고 손을 때리자, 베트남 여성이 응수했다. 일행과 직원이 끼어들었지만 그들을 막지 못했다. 직원은 도움을 요청하려 관할기관에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사건 이후 베트남 현지인들이 크게 공분하면서 B씨 신상이 일파만파 퍼졌다. 그러자 B씨는 “나 역시 포토 부스 폭행 사건이라는 이름으로 신상이 유출된 피해자”라며 “해명하자면 제가 술에 취해있었고 베트남인 두 사람이 너무나도 오랜 시간 동안 부스에 있었기에 술기운에 하면 안 되는 폭행을 하고야 말았다”고 해명했다.

B씨는 “지금은 공안의 동행하에 제게 폭행당한 피해자와 합의했고, 치료비를 포함한 6000만동(약 32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며 “일단락된 일이니 더 이상의 신상 유출은 없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A씨는 저는 매장과 B 씨로부터 어떤 금전적 보상도 받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B씨는 “나 역시 포토 부스 폭행 사건이라는 이름으로 신상이 유출된 피해자”라는 주장을 하고 나섰다. (영상=사회관계망서비스)
폭행 현장이 찍힌 매장 CCTV가 확산하면서 현지에서는 ‘혐한’ 수준의 공분이 일었다. 폭행이 일어난 매장도 한국계 사진관 체인이라는 이유로 ‘별점 1점 테러’를 당하는 등 불똥을 피하지 못했다.

결국 업체는 공식 입장을 내고 “당시 매장 직원들은 신속하게 현장을 막고 공안기관에 신고했다”라고 해명하기에 이르렀다.

이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사건을 규명하기 위해 어느 쪽에 치우치지 않고 관할기관과 수사에 협조 중“이라며 ”모든 지점 직원 대상 정기 교육 강화 및 비상 대응 절차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주베트남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일부 개인의 일탈에 가까운 이번 사건이 양국 국민 감정에 나쁜 영향을 미칠까 봐 우리 대사관은 물론 베트남 측도 우려하고 있다”며 “우리 국민이 베트남에서 각종 사건에 휘말리지 않게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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