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건진법사-통일교 의혹' 관련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한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권 의원 사무실로 특검 관계자들이 들어서고 있다. 2025.7.18/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3대 특검의 사정 칼날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비롯해 점차 윤석열 정부 내각과 이른바 '친윤' 의원들까지 겨냥하는 모양새다. 전방위 압수수색과 잇따른 소환 조사 대상으로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들이 오르면서 세 특검의 수사 향방이 정치권에도 상당한 파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의 구속적부심이 기각되면서 신병을 안정적으로 확보한 만큼 세 특검팀의 수사는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대통령 부부를 중심으로 수사를 대대적으로 확대해나가면서 '친윤'이라는 연결고리를 통해 관련 의혹들을 규명해 나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태열 참고인 소환에 이상민 압수수색…추경호·나경원 소환 임박
특히 윤 전 대통령의 구속적부심에서 '방어'에 성공한 내란 특검팀(조은석 특별검사)의 수사 향방에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팀은 전날(19일)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특검팀은 조 전 장관 조사에서 비상계엄 선포 직전인 지난해 12월 3일 오후 8시쯤 열린 이른바 '계엄 국무회의' 상황을 재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전 일부 국무위원만 소집해 5분짜리 '요식적 국무회의'를 열어 나머지 위원들의 심의·의결권 행사를 방해했다고 본다.
특검팀은 또 지난 17일 언론사에 단전·단수 지시 의혹을 받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주거지와 행안부, 소방청 등 9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 전 장관은 '충암고' 출신으로 핵심 '친윤'으로 분류된다.
특검팀은 또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 당일 원내대표였던 추경호·나경원 국민의힘 의원과 각각 통화한 사실도 파악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계엄 해제 표결에 불참하도록 한 것이 아닌지 의심한다. 일각에서는 추 의원과 나 의원의 소환 조사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본다.
추 의원은 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방조했다는 혐의로 고발돼 피의자로서 이미 경찰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 다만 추 의원은 해당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하는 내란 특검팀이 지난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위치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자택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을 들어 나오고 있다. 2025.7.17/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통일교 연루 의혹' 권성동 압수수색…'양평고속도로' 김선교·원희룡 출금
김건희 특검팀(민중기 특별검사)은 삼부토건 주가조작 및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건진법사 청탁 의혹, '집사게이트' 등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의혹을 전방위로 수사하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 18일 오전 '건진법사-통일교 청탁 의혹'과 관련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의 지역구인 강원 강릉 소재 사무실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사무실 등에 압수수색을 집행했다.
친윤석열계 핵심 권 의원은 2022년 2월 13일 윤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통일교 관련 단체가 주최한 행사에 참석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행사의 개회 선언자이자 공동실행 위원장을 맡은 사람은 윤 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다.
윤 전 본부장은 건진법사로 불리는 무속인 전성배 씨를 통해 통일교 현안 관련 청탁 명목으로 김 여사에게 샤넬 백과 고가의 목걸이 등을 건넨 혐의를 받으며 출국금지 상태다.
권 의원은 또 윤 전 본부장이 설립한 사단법인 지엘에이(GLA) 행사에서 축사를 맡기도 했다. 이 행사에는 나경원·윤상현 의원도 영상 축사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 관련해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의 거주지 등에 대해 지난 8일 압수수색을 벌였고 이후 아이폰을 임의제출 받았지만, 윤 의원이 비밀번호를 제공하지 않아 수사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과 관련해서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경기 양평군수 출신의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이 출국금지된 상태다. 해당 의혹은 주무부처인 국토부가 김 여사 일가가 보유한 땅값 상승을 위해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종점을 돌연 변경했다는 내용이다.
특검팀은 지난 18일 "김선교 의원 측이 국토교통위원회 위원도 아닌데 보좌관을 통해 수사 상황을 공유해달라고 한다거나 국토해양부 2차관 출신인 김희국 전 의원이 특검 수사가 본격화된 지난 7월 초 도로정책과 직원들을 불러 모아 회동을 했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전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건희 여사 특검팀이 자신을 출국금지 조치한 것과 관련해 명백한 야당 탄압이며 수준 낮은 정치보복이라고 밝히고 있다. 2025.7.7/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尹격노설' 이철규·이종섭 압수수색…김태효 등 안보실 인사 줄줄이 소환
순직해병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해병 특검팀(이명현 특별검사)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 지난 18일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 자택과 여의도·지역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2023년 7월 31일 국가안보실 수석비서관 회의가 끝난 뒤 윤 전 대통령과 이 의원이 여러 차례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다. 회의가 열리고 있던 무렵 이 의원이 윤 전 대통령의 종교적 멘토로 알려진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와 통화한 기록도 확보했다.
특검팀은 '격노설'과 관련, 지난 10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자택과 국방부, 국가안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특검팀 같은 날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을 소환한 데 이어 11일 이충면 전 외교비서관, 15일 왕윤종 전 경제안보비서관 등을 잇따라 불러 조사했다. 이들은 윤 전 대통령이 순직해병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격노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이에 국민의힘은 '무차별적 압수수색'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우원식 국회의장을 항의 방문해 "국회 경내에 대한 무책임한 영장 청구를 남발하는 수사기관과 사법부에 대한 대국민 메시지를 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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