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받아준다고? 명백한 불공정"…의대생 복귀, 대학가 `부글부글`

사회

이데일리,

2025년 7월 21일, 오전 05:05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김현재 수습기자] 의대생들의 돌연 2학기 복귀 결정을 두고 대학가에서는 ‘특혜’, ‘불공정’이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일부 학생들은 “다른 학과였다면 제적될 사안”이라며 의대생들이 1년 5개월여간 이어온 집단행동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선우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회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의과대학 교육 정상화를 위한 공동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0일 대학가에 따르면, 전국 의대 학생회 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지난 12일 공동 입장문을 내고 “오는 2학기부터 의대생 전원이 수업에 복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의대를 운영하는 총장들의 모임인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도 지난 17일 긴급회의를 열고 복귀 방안을 의결했다.

의대생들은 전임 윤석열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반대해 지난해 2월부터 약 1년 5개월간 수업 거부와 집단휴학을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제출된 단체 휴학계는 군입대·질병·출산 등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아 대거 반려되기도 했다. 수업 불참으로 개강이 지연되고, 대학과 교육부가 학사 유연화 방안을 논의하는 등 대규모 학사 차질과 행정력 낭비도 초래됐다.

의총협은 학칙에 따라 유급·제적 등 원칙적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교육정상화를 위해 교육부가 불가피하게 복귀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인 탓에 어떤 형태로든 대책이 나올 경우 ‘공정성’ 논란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의대생들의 복귀 선언 이후 일반 학과 학생들 사이에서는 “의대생만 예외냐”는 불만이 잇따르며, ‘불공정’, ‘특혜’에 대한 반발 여론도 계속되고 있다.

연세대 경제학부 4학년 박모(25)씨는 “의대생이라도 학칙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며 “제적하지 않을 경우 의대생들이 떼를 쓰면 들어주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며 “현재 로스쿨 진학을 준비 중인데 일반 학생들은 학점을 고려해 그런 행동을 전혀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같은 학교 성악과에 재학 중인 4학년 전모(26)씨도 “사회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서는 의대생 복학이 불가피할지 몰라도 다른 학부생 입장에서는 명백한 불공정으로 느껴진다”고 했다. 또 “1년 넘게 수업을 거부하고 제적 언급까지 한 학생들을 아무 제재 없이 받아주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덧붙였다.

연세대 행정학과에 재학 중인 박모(26)씨 역시 “의대생 나름의 억울함이 있을 순 있다”면서도 “학과의 특수성을 사적 이익으로 활용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고 했다. 서울시내 대학에 재학 중인 조모(25)씨도 “교육기관은 교육을 우선시해야 한다”면서도 “성인으로서 집단행동에 상응하는 책임도 져야한다”고 말했다.

의대생들의 복귀를 이해할 수 있다는 시각도 일부 있었다. 서울 시내 의과대학원 석사과정에 재학 중인 윤모(28)씨는 “외부 시선에서는 불공정해 보일 수도 있다”며 “의대생들도 집단 압력 속에서 개인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4학년 김모(25)씨는 “증원·감축 등 정원 관련 문제가 생기면 어느 학과라도 집단행동을 할 수 있다고 본다”며 “의대생들의 휴학 선택도 이해는 간다”고 말했다. 연세대 건설환경공학과 재학생 김모(25)씨는 “의대생들의 행동이 좋게 보이진 않았다”면서도 “분위기상 어쩔 수 없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앞으로는 사회에 기여하는 모습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캠퍼스에서 학생들이 지나가는 모습. (사진=김현재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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