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거버넌스포럼 “파마리서치 분할계획, 구조적 갈라치기로 일반주주에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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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5년 6월 26일, 오후 01:28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26일 파마리서치의 분할 계획에 대해 “구조적 갈라치기로 일반주주를 피해자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포럼은 이날 논평을 통해 “파마리서치(214450) 이사회는 빠른 시일 내에 충실의무 관점에서 분할계획의 기존주주 이익침해 가능성을 재검토하길 바란다”며 “조금이라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면 분할 계획을 철회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마리서치는 지난 3일 지주사 ‘파마리서치홀딩스’(가칭)를 존속시키고 의약품·화장품 등 실제 사업을 하는 신설 법인 ‘파마리서치’(가칭)를 떼어내는 기업 인적분할 및 지주회사 전환 계획을 공시했다.

포럼은 “이 계획은 ‘쪼개기 상장’에 대해 수차례 경고한 이재명 대통령과 여당의 자본시장 정책 기조에 맞서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단순히 LG에너지솔루션(373220) 물적분할 상장만 쪼개기 상장이 아니다. 멀쩡한 회사를 두 개로 나눠서 따로 상장시켜 주주간 이해관계를 뒤섞고 지배주주 지배력을 강화시키는 방식이라면 모두 상장제도를 악용하는 것으로 문제”라고 지적했다.

포럼은 파마리서치의 분할 계획에는 창업자 정상수 이사회 의장의 입장만 반영돼 있다고 봤다.

포럼은 “정 의장의 지분율은 35%인데, 시장은 다음 같은 합리적 의심을 할 수 있다”며 “67세인 정 의장은 상속증여세금 절세를 위해서 PBR 10배인 현 상장사보다, 분할 후 PBR을 1배 이하로 관리할 수 있는 지주사에 본인의 지분을 집중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분할 비율 74:26에는 회사의 성장성과 무형자산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포럼은 “시장가치를 반영한 분할비율은 5:95가 합리적으로 보인다”며 “일반적인 지주사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 반영하면 지주사 기업가치는 잘해야 PBR 0.7배에 시총 2800억원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회사는 인적분할이므로 일반주주 피해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일반주주는 구조적 갈라치기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포럼은 “지배주주와 일반주주의 구조적 불평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압박”이라며 “동사 일반주주를 극히 고평가된 지주사에서 뛰어내리도록 유도하는 것은 침해 요소”라고 했다.

아울러 지난해 10월 외국 사모펀드 CVC캐피탈에 상환전환우선주를 발행해 2000억원을 조달한 배경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포럼은 “해외 성장을 도와줄 수 있는 파트너라 하지만, 동사는 자금이 굳이 필요 없는데 10% 지분 희석화와 두 명의 이사 자리를 내주는 딜을 CVC와 8개월 전 체결한 배경이 의문”이라며 “작년 실사 과정에서 회사의 분할 및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 시나리오가 논의되었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이어 “CVC 소속 2명의 이사는 지난 13일 동사 이사회에서 분할계획에 찬성했다. 반면 일반주주들은 동 계획에 반대했을 것”이라며 “일반주주에게 불리한 투자계약을 작년 10월에 승인한 파마리서치 이사회 의사결정에 문제가 있다고 보인다. 금융당국이 이 점을 자세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