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가 바뀌면 돈의 흐름도 변화"…美 베리타스, 정부 예산으로 수익 낸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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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5년 6월 26일, 오후 03:58

[이데일리 지영의 박소영 기자] “트럼프 행정부에서 처음 느꼈다. 정치의 변화가 투자에서 전례 없는 업사이드를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을”

26일 서울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2025 베리타스 캐피탈 북미 PE 인사이트 포럼’에서 브랜든 딜런 베리타스 캐피탈 파트너는 이같이 강조했다. 정치적 구조 변화를 리스크로 여길 것이 아니라, 그 변화의 틈새에서 쏟아져 나오는 투자 기회에 주목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는 “국방과 헬스케어, 핀테크 분야에서 정치 변화는 정부 예산 구조를 뒤흔들고, 이는 그 변화를 포착해 투자한 우리에게 초과수익을 가져다줬다”며 “우리는 단순히 업사이클을 노리는 전략이 아니라, 정부 정책과 기술의 교차점에서 장기적 성장을 도모한다. 경제·정치·지정학적 사이클의 영향을 피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 구조가 핵심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로 우리 포트폴리오 기업의 매출 중 70% 이상이 미국 정부 예산으로부터 발생하고 있다”며 “덕분에 경기 민감도가 낮은 안정적 수익원으로 작용하고 있고, 나머지는 민간시장 기반의 매출이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브랜든 딜런 베리타스 캐피탈 파트너가 26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북미 PE 인사이트 포럼’에서 운용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베리타스 캐피탈은 지난 1992년 설립된 미국계 사모펀드 운용사로, 초기에는 제너럴리스트 펀드로 시작했으나 국방·정부·기술 기반 산업에 특화된 섹터 전문 운용사로 전환했다. 현재 운용자산은 11조3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으며, 미국 연방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바탕으로 독자적 투자 전략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미국 연방정부의 예산 흐름과 규제 구조를 이해하고 이를 기업 인수·성장 전략에 연결짓는 데 특화된 섹터 전문 사모펀드 운용사로 정평이 나있다.

주요 투자 분야는 △국방·사이버·우주 △헬스케어 △교육 △지속가능성 및 인프라 등 5개 섹터다. 공통된 전략은 경제나 정치 사이클의 영향을 적게 받는 구조적 수요 기반 산업에, 기술 솔루션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고 가치를 창출하는 방식이다.

그는 “예를 들어 헬스케어는 미국에서 연 4조3000억달러가 지출되는 거대한 산업이다. 하지만 병원과 보험 시스템 내 낭비, 사기, 행정비용이 너무 크게 든다. 미국 통계에 따르면 의사들의 시간 70%가 수납 청구에 사용되기 때문에 환자에게 쓰는 시간이 줄어든다”며 “우리는 AI 기반 기술을 활용해 이 비효율을 줄이는 데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교육 분야 역시 마찬가지다. 사립학교를 인수하는 대신 대신 교사와 교과과정에 직접 도움되는 기술과 툴을 공급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딜런 파트너는 “우리는 회생 실패 가능성이 높은 완전히 무너진 기업을 인수하지 않는다. 정부에게 신뢰를 주는 파트너로서 평판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살짝 찌그러진 캔을 적기에 사서 고치는 전문가이고, 우리가 정부 기반으로 투자하는 전문 분야는 다른 PE들이 못 들어오는 진입 장벽이 있는 곳이다. 이 분야에서 26년간 키워온 섹터 전문성을 가지고 낮은 손실률을 유지하며 미래 투자 기회를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는 자본시장 큰손인 연기금 공제회 및 은행·보험·증권사 등 기관투자가(LP)의 실무진 수십명이 참석했다. 베리타스 캐피탈의 투자전략 발표 이후에는 전현직 연기금 최고투자책임자(CIO)들과 블랙핀파트너스 그룹 PE 부문 대표가 투자 시장에 대해 진단하는 세션이 이어졌다.

이날 행사의 개회사를 맡은 이현승 LHS자산운용 회장은 “베리타스 캐피탈은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주요 경제 위기 속에서도 견고한 수익률을 내온 우수 운용사”라며 “글로벌 경제 환경 속에서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지 방향을 나누고 투자 기회를 얻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