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문 랠리’ 속 주춤한 농심·오리온…시장선 “매수 기회”[주톡피아]

주식

이데일리,

2025년 6월 26일, 오후 07:20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새 정부 출범 이후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정책 모멘텀에 힘입어 국내 증시가 비교적 강세 흐름을 나타내는 상황에 농심과 오리온 등 일부 식품 종목은 오히려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국민연금이 이들 종목에 대한 보유 비중을 줄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투자 경계심이 커지고 있지만, 증권가에선 이를 오히려 ‘저점 매수 기회’로 보는 시각도 나온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26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농심(004370)은 최근 한 달간 8.93% 하락한 반면,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음식료·담배 업종 지수는 5.95% 상승하며 업종 내에서도 차별화된 흐름을 나타냈다. 오리온(271560)도 이 기간 3.49% 하락하며 상대적으로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였다. 이는 정책 기대감에 따른 ‘허니문 랠리’로 증시가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농심 주가가 주춤한 데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9일 라면 등 서민 먹을거리 가격 급등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점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선 정부의 가격 통제 우려가 커지면서 라면 매출 비중이 높은 농심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오뚜기처럼 품목이 다양한 기업이나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삼양식품에 비해 타격이 컸다는 평가다.

또 오리온은 실적 부진 우려가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오리온은 올해 1분기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이 68%에 이르는데, 주력 시장인 중국에서 외형 성장세가 정체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특히 춘절 이후 중국 내 경쟁사들이 재고 소진을 위한 할인 판매에 나서면서 현지 시장 경쟁이 심화한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런 상황에 국민연금도 농심과 오리온 보유 비중을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농심 지분율을 지난 3월 말 10.88%에서 지난 24일 기준 10.02%로 0.86%포인트 줄였다. 국민연금은 오리온에 대해서도 지난 3월 말 10.63%에서 지난 20일 기준 9.95%로 0.68%포인트 축소했다.

그러나 증권가에선 이 같은 약세 흐름을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로 해석하고 있다. 올 하반기 민생지원금 지급에 따른 내수 소비 회복과 함께 실적 반등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특히 농심은 국내와 미국 시장에서의 라면 가격 인상, 중국 온라인 채널 회복세 등이 맞물리면서 실적 개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북미와 중국에서 4월부터 신라면 툼바 제품의 유통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상황에 올 2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소폭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며 “국내 가격 인상과 북미와 중국 등에서의 신라면 툼바 판매 본격화가 실적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오리온 역시 긍정적인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내 경쟁이 완화하며 시장 기대치 이상의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오리온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0배 수준으로 저평가 구간에 들어선 만큼 신제품 출시, 채널 확대, 인도·미국 법인 성장 등 복합적인 재평가 요인이 남아 있다는 진단이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부터 고성장 채널(편의점·간식점·이커머스) 입점 확대와 채널별 특화 제품, 시즌 한정 제품 출시 등 소비 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오리온의 적극적인 전략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카테고리 확장(견과바·육포 등), 지역 확장(인도·미국 법인, 동유럽, 중동 및 아프리카 수출 등) 가시화 시 프리미엄 구간 진입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https://youtu.be/rL3ysBvCQnU?si=Q0qEw3V0Ao21p3X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