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컴퍼니, 계약 번복에 불성실공시 예고…나홀로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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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5년 6월 26일, 오후 06:02

[이데일리 신하연 기자] 배우 이정재가 최대주주로 있는 코스닥 상장사 아티스트컴퍼니(321820)가 92억원 규모의 드라마 공급계약을 해지하면서 한국거래소로부터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예고를 받았다. 최근 중국 정부의 한한령(한류 제한령) 해제 기대감으로 콘텐츠주가 일제히 상승하는 가운데, 아티스트컴퍼니주가는 1분기 실적 부진까지 겹치며 나홀로 역주행하는 모습이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 25일 아티스트컴퍼니를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예고 대상에 올렸다고 밝혔다. 사유는 드라마 ‘살롱 드 홈즈’ 제작 공급계약 해지 공시에 따른 공시 번복이다. 아티스트컴퍼니는 지난해 5월 해당 계약 체결 사실을 공시했지만, 1년 만인 지난달 26일 해당 계약을 해지하면서 정정 공시를 올렸다. 해지금액은 부가세 제외 기준 약 92억원으로, 지난해 연결 매출(212억 7000만원)의 약 43%에 해당한다.

이에 대해 회사는 “기존 단일판매 공급계약 조건에서 공동제작 및 투자 계약으로 계약 형태를 변경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제작 IP를 직접 보유하면서 향후 다양한 플랫폼에 대한 직접 판매 및 2차적 저작물 활용을 통해 지속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하겠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매출 실현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것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아티스트컴퍼니의 주가 흐름은 콘텐츠 업종 내에서도 유독 부진하다. 지난 한 달(5월 26일~6월 26일) 초록뱀미디어(047820)와 CJ ENM(035760) 주가는 각각 42.79%, 40.51% 상승했고, 스튜디오미르(408900)(23.04%), 콘텐트리중앙(036420)(22.74%), 스튜디오드래곤(253450)(13.30%), 팬엔터테인먼트(068050)(11.72%) 등 주요 콘텐츠 기업들도 강세를 보였다. 반면 아티스트컴퍼니는 같은 기간 23.83% 넘게 하락했고, 자회사 아티스트스튜디오 역시 27% 이상 빠졌다.

실적 역시 부진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아티스트컴퍼니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은 19억 8000만원으로, 전년 동기(9억 7000만원 손실) 대비 적자 폭이 두 배 넘게 확대됐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시장의 경계심을 자극하는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변경 전 최대주주였던 구교식 전 와이더플래닛(현 아티스트컴퍼니) 대표와 최대주주 이정재 이사 간 특별관계가 이달 해소되면서, 구 전 대표 보유 잔량 90만주(지분율 5.77%)가 이정재의 최대주주 지분에서 제외됐다. 이로 인해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이정재 측의 지분율은 기존 44.05%에서 38.29%로 낮아졌다. 현재 이정재 이사 본인 지분은 21.10%이며, 정우성 이사가 10.99%, 황경주 대표가 0.32%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특별관계자는 증권거래법 상 특수관계인과 공동보유자를 의미한다. 특수관계인은 6촌 이내 부계혈족 등 친인척과 30% 이상 출자법인을, 공동보유자는 합의 또는 계약으로 공동 취득·처분하거나 의결권을 공동행사하기로 한 사람을 말한다.

구 전 대표는 지분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으며, 특별관계 해소 이후 대량보유 보고서를 별도 제출하는 형식으로 지난 20일 재공시가 이뤄졌다. 이는 통상 공동보유 목적이 사라졌거나, 경영권 참여 여부가 변경됐을 때 이뤄지는 절차로 해석된다.

특히 보유목적을 ‘일반투자목적’이 아닌 ‘경영권 영향’으로 기재해 향후 주주총회 등에서 의사결정에 참여할 여지를 남겼다. 이정재 측 특수관계인 포함 지분율이 40%를 밑도는 상황에서, 지분 구조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이해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이번 불성실공시 지정 예고에 따라 오는 7월 18일까지 최종 지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