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오모는 이날 저녁 지지자들 앞에서 “오늘 밤은 그의 밤”이라며 맘다니에게 전화를 걸어 승복의 뜻을 전했다. 4년 전 성추행 의혹으로 주지사직에서 물러났던 그는 이번 경선을 통해 정계 복귀를 노렸지만 무산됐다.
맘다니는 승리를 선언하며 “모든 뉴요커가 감당할 수 있는 도시를 위한 비전으로 오늘 우리는 승리했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거부하고, 민주당의 미래를 보여주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뉴욕시는 최대 5명의 후보를 순위별로 선택하는 순위투표제를 채택하고 있어, 공식 승자는 다음 주에 발표될 예정이다. 다만 3위인 브래드 랜더 시 감사원장이 맘다니와 상호 지지를 약속하고 지지자들에게 서로를 2순위로 선택하라고 권유한 점 등을 고려하면, 맘다니의 우세가 뒤집힐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분석이다.
이번 경선은 트럼프 대통령 2기 임기 중반에 치러진 선거로, 민주당이 어떤 노선을 선택할지 보여주는 조기 시금석으로 주목받았다. 쿠오모는 민주당 주류의 지지를 받은 중도 성향의 정치인이었으며, 맘다니는 과거를 청산하겠다는 메시지로 진보 세력을 결집시켰다. 우간다 출신 인도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맘다니는 뉴욕주 퀸스 지역구에서 주 하원의원으로 활동해왔으며, 팔레스타인 지지 활동으로도 주목받아 왔다. 당선될 경우 그는 뉴욕시 역사상 첫 무슬림 시장이 된다.
맘다니는 시장경제를 유지하면서도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고 공공서비스를 강화하자는 ‘민주사회주의’ 이념을 지향하는 정치인이다. 이는 의료·주거·교육 등을 공공의 영역으로 강화하되, 다원적 민주주의와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미국 내 진보 정치 흐름의 한 갈래로,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과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하원의원이 대표적 인물이다. 그는 이들의 지지를 받아 ‘진보의 대표주자’로 부상했다. 반면 쿠오모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의 지지를 받았다.
일부 유권자들은 맘다니를 ‘세대교체’와 ‘변화의 상징’으로 받아들였다.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뉴욕시 특성상 맘다니는 오는 11월 본선거에서도 유력한 승자로 꼽힌다. 현직 시장인 에릭 애덤스는 각종 부패 의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 의심으로 지지율이 약화된 상태다. 그는 이번 선거에 무소속 후보로 재출마한다. 공화당 후보는 2021년에도 출마했던 ‘가디언 엔젤스’ 창립자 출신의 라디오 진행자 커티스 슬리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