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나탄즈, 이스파한, 포르도 등 이란 핵시설 3곳에 대한 미국의 공습이 이들 시설을 “완전히 파괴했다(obliterated)”고 거듭 주장했다. 이는 해당 공격이 이란 핵 프로그램을 수개월 정도만 지연시켰다고 평가한 미국 정보당국의 분석을 다시 반박 한 것이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알자지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군의 공습으로 핵시설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벙커버스터 폭격이 이란의 핵물질을 화강암과 철강, 콘크리트 아래로 묻어버렸다”며 “핵 관련 물질은 제거되지 않고 그대로 매몰된 상태”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측 모두 매우 격렬하고 거칠게 싸웠으며, 지금은 지치고 만족한 상태로 각자 돌아가고 싶어 한다”며 “사실상 전쟁은 끝났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언젠가 다시 시작될 수는 있다. 어쩌면 곧 일 수도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이스라엘과 이란이 12일 간의 무력 충돌을 멈추고 휴전에 돌입한 지 이틀째 되는 날 나왔다. 이번 충돌은 중동 전역으로의 확전을 우려하게 했으며, 국제 에너지 시장에도 큰 불확실성을 야기한 바 있다.
이란은 이미 외교 복귀 의사를 내비친 상태다. 유엔 주재 이란 대표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전쟁의 논리는 실패했다. 외교의 논리로 돌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과 이란은 이란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긴장 완화를 위해 최근 수개월 동안 5차례 비공식 협상을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1기 임기 중 탈퇴했던 2015년 핵합의를 대체하려는 시도로, 양국은 지난 6월 13일 이스라엘의 공습 이전에 6차 회담을 예정해 둔 상태였다. 협상은 트럼프 측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가 주도했으며, 2015년 핵합의를 대체할 새로운 합의안이 논의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란 내 우라늄 농축 시설에 대한 점검 재개를 촉구하고 있다. IAEA는 이스라엘의 공격 직전인 이달 중순까지 60% 농축 우라늄 재고를 마지막으로 확인한 바 있으며, 일부 재고는 공격을 피하기 위해 사전에 옮겨졌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란 의회는 현재 IAEA와의 협력을 일시 중단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향후 핵심시설의 보안 확보 여부에 따라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