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시총 1위 탈환…뉴욕증시 최고치 앞두고 숨고르기[월스트리트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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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5년 6월 26일, 오전 06:33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25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사상 최고치 경신을 앞두고 숨고르기에 나서면서 보합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엔비디아가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고 시가총액 1위 자리에도 다시 올라섰다.

◇중동 휴전에 위험선호 심리 고조…관세 불확실성은 변수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25% 빠진 4만2982.43을 기록했다. 대형주 벤치마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보합인 6092.16을,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0.31% 오른 1만9973.55에 거래를 마쳤다. S&P 500은 2월 19일 기록한 장중 최고치(6147.43)와 종가 기준 최고치(6,144.15)에도 근접하긴 했지만 이날 상승세를 유지하지 못했다.

이번 주 들어 S&P 500은 2% 이상 상승했다. 주말 사이 있었던 미국의 공습에 대한 이란의 보복공격이 예상보다 약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휴전 소식이 글로벌 원유 공급 차질 우려를 덜어주며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 긴장이 완화된 점, 그리고 이란과 이스라엘 간 중동 휴전이 현재까지는 유지되면서 투자자들은 다시 위험선호 심리를 키우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한 상호관세에 대한 90일 유예기간이 끝나가면서 조금씩 불확실성이 살아나고 있다. 트럼프 관세가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지켜봐야 한다.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하도 달라질 수 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이날 의회 청문회 이틀째 발언에서 “관세가 소비자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여전히 파악 중”이라며 “불확실성이 큰 시기에는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시장은 여전히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BMO 프라이빗 웰스의 캐롤 슐라이프 수석 투자전략가는 “시장에서는 이란-이스라엘 간 갈등이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는 판단을 반영하고 있다”며 “당분간 관세, 무역, 세금, 물가, 고용, 금리 등이 주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JP모건 전략가들은 기술주 및 AI 중심의 펀더멘털이 견고하다는 점을 들어 “추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두브라브코 라코스-부자스 글로벌시장 전략가는 “정책 불확실성이 없다면 주식시장 랠리는 체계적 투자전략과 단기 하락 시 매수세에 의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중국 시장 버렸어도…엔비디아, 사상 최고치 경신

인공지능(AI) 대표주자로 꼽히는 엔비디아는 무려 4.33%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로써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3조7630억달러(약 5200조원)로 늘어나면서,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 자리에 다시 올랐다. 애플은 약 3조달러로 3위를 기록했다.

4월 저점 대비 주가는 63% 급등했으며, 시가총액은 이 기간 1조4000억달러(약 1940조원) 넘게 증가했다. 올해 주가는 11% 넘게 상승했으며, 2024년에는 170%, 2023년에는 240% 넘는 폭등세를 기록한 바 있다.

월가에서는 엔비디아 주가에 대해 여전히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애널리스트의 약 90%가 매수 의견을 제시하고 있으며, 현재 주가는 평균 목표주가보다 13% 낮은 수준이다. 현재 실적 대비 주가 수준(PER)도 과거 평균보다 낮은 편이다. 향후 12개월 이익 전망 기준 PER은 약 31배로, 10년 평균을 하회하며 나스닥100지수의 평균(27배)과도 큰 차이가 없다.

마이클 스미스 올스프링 글로벌 인베스트먼트 공동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AI 기술 경쟁은 2025년, 어쩌면 2026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엔비디아의 성장은 다시 탄력을 받았고, 시장 지배력도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Alphabet)과 반도체 기업 AMD도 각각 2.24%, 3.59% 올랐다. 반면 최근 로보택시를 출시해 기대감을 키우고 있는 테슬라는 유럽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5개월 연속 감소했다는 소식에 3.79% 하락했다.

미국의 메모리반도체업체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정규장서 0.52% 하락했지만, 장마감 이후 장밋빛 전망을 내놓으면서 3.6% 가량 급등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2025 회계연도 4분기(현재 분기) 매출이 약 107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98억9000만 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스테이블코인 업체 서클 인터넷 그룹 주가는 전날 15.49% 급락에 이어 이날도 10.79% 하락했다. 상장 이후 급등세에 따른 자연스러운 차익 실현이 계속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채 수익률 곡선 스티프닝 두드러져..유가 4일 만에 상승

국채금리는 큰 변동이 없었다. 글로벌국채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0.2bp(1bp=0.01%포인트) 빠진 4.291%를,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도 0.3bp 빠진 3.781%애 거래를 마쳤다. 반면 30년물 국채금리는 0.1bp 오른 4.832%를 기록했다. 채권 시장에서는 단기물 대비 장기물 수익률이 더 빠르게 상승하는 ‘수익률 곡선 스티프닝(steepening)’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는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염두에 둔 가운데, 장기물에는 미국 재정 건전성 악화와 국채 공급 증가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달러 역시 국채금리와 함께 소폭 하락세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16% 하락한 97.71을 기록 중이다.

국제유가는 4거앨 만에 소폭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 대비 0.55달러(0.85%) 오른 배럴당 64.9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8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0.54달러(0.80%) 높아진 배럴당 67.68달러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