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어컨 실외기 도난 피해를 입은 사이타마현 시라오카시의 세이호쿠 집회소. 실외기를 건물 상부에 재설치하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섰다.(사진=닛케이, 시라오카시)
에어컨 실외기 도난 사건이 급격하게 늘어난 배경으로는 구리 가격 상승이 꼽힌다. 일본 대표 제련소인 JX금속이 발표하는 내수용 구리 가격은 지난해 연간 상승률이 13%에 달했다.
실외기는 야외에 설치, 도난 방지가 힘든 탓에 절도범들의 표적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절도범들은 실외기를 해체해 내부 구리관 등을 판매하거나 실외기 자체를 중고 매입 업체에 넘겼다고 경찰 관계자는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3월 사이타마현 시라오카시의 세이호쿠 집회소(공공회의장)는 지난 3월 건물 밖에 있던 에어컨 실외기 3대가 도난당하는 피해를 입었다. 절도범들이 실외기를 받침대에 고정하는 볼트를 풀고 가져간 것이다. 집회소 측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벽면 상단에 실외기를 설치하는 조치를 취했다.
일본 경찰청은 이같은 범죄를 막기 위해 오는 가격 여부외 관계 없이 실외기 거래를 할 때 반드시 판매자의 신원 확인을 의무화하는 중고품상법의 시행 규칙을 개정, 오는 10월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본인 확인 의무대상 중고품에는 격자형 배수구 덮개도 추가한다. 격자형 배수구 덮개는 지난해에만 1698건의 절도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 당국은 금속 절도 범죄를 막기 위해 특정 도구 소지 금지 조항도 신설했다. 이에 따라 45cm 이상의 케이블 절단기나 75cm 이상의 볼트 절단기를 숨겨 소지할 경우 1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엔 이하 벌금을 부과한다.
일본 경찰청 관계자는 “이번에 규제 대상이 되는 도구는 전문가용으로 일반 시민들이 사용하는 도구는 해당되지 않는다”며 “도난 가능성이 높은 장비를 이용한 범죄 예방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