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 국장 "이란 핵 프로그램 심각한 손상…복구에 수 년 걸려"

해외

이데일리,

2025년 6월 26일, 오후 04:19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미국의 이란 핵시설 타격 이후 파괴 정도를 둘러싸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직접 나서 “이란 핵 프로그램에 심각한 손상을 입혔다”는 평가를 내놨다.

미국 인공위성 분석업체 막사르 테크놀로지스가 공개한 이란 중부 나탄즈 핵 농축 시설 사진에서 공습 분화구가 확인된다.(사진=AFP·막사르 테크놀로지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NBC뉴스 등에 따르면 등에 존 랫클리프 CIA 국장은 이날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심각한 피해를 입혔으며, 주요 시설 다수가 파괴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한창이던 지난 21일 초대형 벙커버스터 폭탄 GBU-57을 동원해 포르도를 포함한 이란의 주요 핵시설 3곳을 직접 타격했다.

공습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포르도를 비롯한 이란 핵시설이 궤멸했다고 주장했으나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은 DIA의 초기 평가를 토대로 이번 공격이 이란의 핵심 시설을 파괴하지 못하고 핵 개발을 수 개월 정도 지연시켰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보도에 대해 “가짜뉴스”라고 맹비난했다.

랫클리프 국장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CIA의 분석은 신뢰할 수 있는 정보에 근거한 것”이라며 “이란의 주요 핵시설 파괴와 관련해 불법적으로 입수된 공개 보도와는 모순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힘을 싣는 발언이다.

그는 “역사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정보원 및 방법에 기반한 것”이라며 “여러 핵심 시설이 완전히 파괴됐으며, 이를 복구하려면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도 이날 CIA와 같은 평가를 내놨다.

하지만 군비 통제 전문가들과 전직 정보 관리들은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과 고급 원심분리기를 별도로 보존했다면, 이번 공습으로 타격받은 3개 시설 없이도 핵 프로그램을 재가동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도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습에도 이란이 여전히 고농축 우라늄을 비축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란이 이스라엘의 첫 공습 직후 우라늄을 옮겼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