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룰라 “美관세 부과 막겠다…실패 시 보복 관세 50%”

해외

이데일리,

2025년 7월 12일, 오전 03:43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 경고에 맞서 강경 대응에 나섰다. 미국이 실제로 50% 고율 관세를 부과할 경우, 브라질도 동일한 수준의 보복 관세를 매기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좌)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룰라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미나스제라이스주에서 열린 댐 붕괴 사고 피해자 지원 프로그램 출범 행사에서 “미국이 브라질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도록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그럼에도 관세가 부과된다면, 우리는 반드시 보복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브라질과의 무역에서 적자를 보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관세를 거론하고 있다”며 “이는 사실과 다른 잘못된 정보에 기반한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을 정면 비판했다. 룰라 대통령은 최근 15년간 브라질의 대미 무역적자가 4100억 헤알(약 101조 원)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관세 부과 계획을 알리며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관련 재판 등 정치적 이유를 거론한 데 대해서도 룰라 대통령은 “브라질 사법 시스템의 독립성에 대한 침해”라고 반발하고 있다. 브라질 대통령실은 앞서 성명을 통해 “쿠데타 연루자에 대한 처벌은 브라질 사법부의 권한이며, 일방적인 관세 부과는 자국의 경제호혜주의법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룰라 대통령은 최근 들어 언론 인터뷰와 SNS를 통해 연일 보복관세 가능성을 시사하며 강경 메시지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조르나우 다 헤코르드’ 및 ‘조르나우 나시오나우’ 등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브라질은 존중받아야 할 국가이며, 어떤 상황도 무조건 수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모든 협상이 실패한다면 미국산 제품에 50% 관세를 매기겠다”고 경고했다.

이어 “브라질 산업이 피해를 입게 된다면 내가 직접 새로운 수출 시장을 개척할 것”이라며 “미국이 우리 제품을 사지 않는다면, 아시아를 포함한 다른 나라들과의 거래를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과거 2003~2010년 집권 당시 실용 외교를 통해 브라질의 국제 위상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은 룰라 대통령은, 2023년 제3기 집권 이후에도 G20 정상회의, 브릭스(BRICS) 등 다자무대에서 적극적인 외교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중국과의 관계를 심화하고, 인도·인도네시아 등 글로벌 사우스 주요국과의 연대를 강화하며 미국 중심의 질서에서 독자적인 외교 노선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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