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건 1시간 전 지역 경찰이 찍은 범인 사진.
경호원들이 트럼프를 덮어 보호했고, 트럼프는 오른쪽 귀에 상처가 나 피를 흘렸으나 거동에는 문제가 없어 군중에 주먹을 들어보였다. 이내 경호원들에게 보호받으며 현장을 빠져나간 그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고 이후 별 탈 없이 유세를 이어갔다.
인근 건물 옥상에 있던 범인은 경호팀 저격수가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또 트럼프를 노렸던 총탄은 유탄이 돼 무고한 현장 지지자 1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건 범인은 20세 남성 토머스 매튜 크룩스로 확인됐는데, 평소 조용하고 친절한 학생으로만 알려져 있었고 정치성향 등도 밝혀지지 않아 범행 동기는 1년이 지난 지금도 미궁에 빠져 있다.
이처럼 범행 동기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음에도 이 사건은 크든 적든 연말에 치러진 미 대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트럼프의 우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대선 후보자가 암살 미수를 겪으며 후보 적절성을 두고 내부에서도 분분하던 공화당 내 의견이 통합되고, 지지자들도 결집했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 민주당은 이 사건에 특별히 잘못된 대응을 하진 않았지만 반대로 특별히 우세를 가져올 수 있는 계기를 만들지도 못하면서 대선에서 크게 졌다.

퓰리처 상을 받은 사건 당일 사진. 트럼프 오른쪽으로 총알이 스쳐가는 모습이 보인다. 퓰리처상 홈페이지
사실 총격 당시 분석을 보면 트럼프는 순전히 천운으로 살아난 것으로 확인됐는데, 연설을 하며 고개를 조금만 돌렸어도 귀를 스친 총알이 머리를 관통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결국 재선까지 성공하며 자신의 타고난 천운을 입증했지만 취임 반년이 지난 현 시점, 그의 재선이 전세계는 물론 미국민들에게도 행운이었는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당장 역사에 남을 사진을 찍어준 사진 기자조차 단지 트럼프가 싫다는 이유로 AP의 백악관 출입을 금지하면서 백악관에 들어갈 수 없게 됐고, 또다른 어처구니없는 정치적 선택들도 트럼프가 원하거나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뤄지고 있다.
대외 관세에 대해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을 하루에도 몇번씩 쏟아내며 조롱과 기예에 가까운 정치를 이어가고 있는 이 세계 최강대국 대통령에게, 1년 전 오늘은 인생에 더없이 특별한 날이었음이 틀림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