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소폭 밑돌긴 했지만, 전월보다 소폭 상승했고 점차 트럼프 관세 영향이 반영되기 시작한게 투심을 악화시켰다.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6월 CPI는 전월 대비 0.3% 상승해 시장 예상치와 부합했다. 그러나 5월(0.2%)보다 상승폭이 확대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불거졌다. 전년대비 물가 상승률은 2.7%로 집계돼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와 같았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2% 올라 예상치(0.3%)를 소폭 밑돌았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2.9% 상승해 시장 전망치(3.0%) 소폭 하회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물가 지표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른 영향이 반영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유럽연합(EU)과 멕시코산 제품에 대해 오는 8월 1일부터 3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글로벌 금융사 이바이(Ebuy)의 매슈 라이언 시장전략 책임자는 “이번 물가 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조치가 6월 소비자물가를 자극했음을 사실상 확인시켜줬다”며 “근원 물가는 다소 낮게 나왔지만, 전체적으로는 지난 4개월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관세의 가격 전가에는 시차가 존재하며, 8월 추가 관세가 시행될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건캐피털의 스카일러 와이낸드 최고투자책임자(CIO)도 “이번 CPI가 예상치와 부합해 일시적인 안도감을 줬지만, 관세에 따른 인플레이션 충격은 결국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발표된 주요 은행들의 실적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도 다우지수를 끌어내렸다. 웰스파고는 2분기 순이익이 시장 예상을 웃돌았지만 순이자수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주가는 5% 이상 급락했다. JP모건체이스는 투자은행 및 트레이딩 부문 실적이 호조를 보이며 예상을 상회했지만 주가는 약보합에 머물렀다. 블랙록은 분기 매출이 예상치를 밑돌아 5% 가까이 하락했다. 반면 씨티그룹은 2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을 웃돌면서 주가가 4% 이상 상승했다.
월가는 이번 실적 시즌이 증시에 추가 상승 동력을 제공하길 기대하고 있다. 다만 실적 기대치는 낮은 편이다. 시장조사기관 팩트셋(FactSet)에 따르면 S&P500 기업들의 2분기 순이익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4.3%로 예상되며, 이는 2023년 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나스닥은 소폭 상승했는데, 이는 엔비디아 주가가 4.04% 급등한 덕분이다. 엔비디아는 이날 자사의 H20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조만간 중국에 다시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혀 매수세가 유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