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유럽 3개국과 핵 협상 재개 합의…시기·장소는 미정”

해외

이데일리,

2025년 7월 20일, 오후 07:03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이란이 유럽 3개국과 핵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고 20일(현지시간)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사진=AFP)
소식통은 이란이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유럽 3개국과 핵 협상 재개에 합의했다면서 “협상 시기나 장소에 대해서 아직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핵 협상은 이란과 유럽 3개국 외교차관급 수준에서 개최될 예정이라고 타스님은 전했다.

앞서 지난 17일 프랑스, 독일, 영국 등 유럽 3개국과 유럽연합(EU) 외교관들은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에게 “이번 여름이 끝날 때까지 구체적인 진전이 없으면 ‘스냅백’ 메커니즘을 사용할 결의가 있다”고 경고했다.

스냅백은 2015년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의 단서 조항이다. 이란이 약속대로 핵프로그램을 동결하거나 제한하지 않으면 유엔 제재를 복원한다는 내용이다. 해당 조항은 이란에 우호적인 중국과 러시아를 고려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전원이 동의하지 않아도 가동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물론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JCPOA를 일방적으로 파기하면서 유럽 3개국의 스냅백 조치 경고는 실질적인 구속력이나 실행 가능성 면에서 큰 의미는 없다. 다만 유럽 3개국은 그만큼 외교적 해결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프랑스 외무는 당시 이 사실을 알리면서 유럽 3개국이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강하고 검증 가능하며 지속 가능한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지체 없이 외교 경로로 돌아가는 것이 시급하다는 점에서 이란을 압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들어 5차례 진행된 미국과 이란은 핵 협상은 지난달 미국의 이란 핵 시설 공습으로 중단됐다.

이란은 평화적 목적의 핵 개발을 중단하지 않겠으나 서방과의 대화에 열려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아락치 장관은 유럽 3개국의 경고에 대해 “스냅백 조치는 도덕적·법적 근거가 전혀 없다”고 반발하면서도 “새로운 협상은 상대방이 공정하고 균형 잡힌, 상호 이익이 되는 핵협상이 준비됐을 때만 가능할 것”이라고 대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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