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CNBC 등에 따르면, 사우디 국부펀드(PIF)는 현재 사우디 북서부 네옴(NEOM) 지역에 조성 중인 170km 길이의 직선 도시 ‘더 라인’ 프로젝트 타당성을 평가하기 위해 복수의 컨설팅 업체에 전략적 검토를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옴 측은 이에 대해 “장기적 메가 프로젝트에서 전략적 검토는 일반적인 절차”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최근 국제 유가 하락과 재정적자 확대 등 사우디의 재정 여건 악화 속에서 재검토가 이뤄지는 만큼, 그 결과가 주목된다고 밝혔다.
한 프로젝트 관계자는 CNBC에 “현재 네옴 전체에서 인력 감축이 진행되고 있으며, 예산과 실행 방식에 있어 보다 현실적인 판단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검토의 구체적인 범위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팀 칼렌 아랍만 국가연구소 연구원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기술적 실현 가능성, 개발 비용, 경제적 파급 효과 등이 주요 점검 대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기술이 실제로 네옴이 구상하는 수준까지 발전했는지, 개발 비용이 지나치게 높은 것은 아닌지 등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제기된 의문”이라며 “최근 유가 하락으로 이러한 문제는 더욱 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2022년 평균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했던 국제유가는 최근 70달러 초반대로 하락했고, 사우디의 재정 균형점보다 낮은 수준이 지속되면서 고강도 사업 재조정이 불가피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칼렌 연구원은 “네옴이 완전히 중단되지는 않겠지만, 계획보다 축소되거나 실행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은 높다”고 덧붙였다.
‘더 라인’은 487m 높이의 두 개의 유리 마천루 사이에 초고속 철도 등 첨단 인프라를 구축하고, 총 900만 명을 수용하는 자급자족형 스마트 도시로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이는 사우디 왕세자 무함마드 빈 살만이 주도하는 ‘비전 2030’ 전략의 핵심 축으로, 석유 의존 탈피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상징 사업으로 추진돼 왔다.
일각에서는 프로젝트의 과도한 낙관론과 조직 내 ‘예스맨’ 문화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타릭 솔로몬 전 사우디 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은 “이 정도 규모의 사업은시장 현실에 기반한 조정과 신뢰 구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