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력에 책임 부과…대한민국 운명 달려”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5급 신임관리자과정 교육생에게 특강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 대통령은 이날 공직자로서의 책임감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권력이) 다른 사람의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가”라면서 “나의 의지를 타인에게 강제할 수 있는 힘을 권력이라고 하는데, 대신 권력이라고 하는 것은 같은 양의 책임이 부과된다”고 했다.
강연 내내 공직자의 ‘자세’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기술적 능력보다 방향이 더 중요하다. 공직자는 국민에 충성하고 공익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며 “유능한데 사적 이익을 도모하면 그건 나라를 망치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5200만의 삶이 내 손에 달려 있다”면서 “여러분 눈도 깜짝 않고 까딱하는 손가락에 엄청 많은 사람들의 삶이 달려 있어서 그래서 여러분의 마음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 “부족해도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훨씬 더 훌륭한 공직자”라면서 “특장점을 잘 찾아서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고, 마지막이 테크닉”이라고 했다.
특히 청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돈은 마귀다. 가장 아름다운 천사의 모습으로 온다. 친구, 선배, 애인 같은 얼굴로 접근해 커피 한 잔에서 시작해 어느 순간 룸살롱, 현금 30만 원, 상품권으로 간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이 장부에 다 써놓고 있다. 그 사람이 잡히는 순간 여러분 인생이 끝날 수 있다”며 “절대 그런 관계를 만들지 말라”고 당부했다.
공직사회의 위축된 판단 환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요즘 공직자들은 재량 있는 결정조차 사후에 책임질까 봐 아무것도 안 한다”며 “이런 풍토를 반드시 고치겠다. 선의로 한 일에 대해 책임 묻지 않는 제도와 문화를 만들겠다”고 했다.
◇ “집단지성 신뢰 높아…국민들 다 보고 있어”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5급 신임관리자과정 교육생에게 특강에 앞서 참석자들과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정책을 국민이 반대할 때 어떻게 해야 할지를 묻는 한 예비 사무관의 질문에 이 대통령은 “나는 집단 지성에 대한 신뢰가 높다. 결국 국민들은 다 보고 느끼고 있다”며 “서로 다른 의견을 토론을 통해 차이를 좁히고 조정하되, 결국 조정이 안 되면 결단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결단할 힘을 국민이 준 게 바로 권력”이라는 소신을 밝혔다.
한 예비 사무관이 공직사회에 대한 MZ세대들의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물음에, 이 대통령은 “나름의 의미를 공직 자체에서 찾아야지, 일반 기업 등의 높은 보수에서 찾고자 하면 공직에 대한 매력을 느끼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돈 벌려면 기업으로 가거나 창업을 하는 게 낫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20~30대에 일선 공직자가 30년 해야 겨우 도달할까 말까한 엄청난 기회를 가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랑 받는 막내가 되는 법’을 묻는 한 예비 사무관에게 이 대통령은 “시험같은 객관적인 다 있지만, 그보다 점점 더 무슨 생각으로 정말 열성을 다할 사람인가를 더 보게 된다”면서 “도움은 전혀 안 되겠지만 이것으로 답을 대신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특강에서는 과거 이 대통령의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시절을 경험하던 한 예비 사무관의 질문이 눈길을 끌었다. 10년 전 고등학생이던 시절 분당-수서간 고속도로 공원화 사업에 대해 질문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공원이 완공돼 잘 이용하고 있으며 감사하다는 발언에 이 대통령은 크게 반가워했다. 이 대통령은 “고속화도로를 지하화해 공원을 만들겠다는 공약을 지킬 수 없을 것 같았는데, 주민 한 분이 기존 도로 위를 덮어 공원을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주셔서 성공했다”며 “국민의 의견을 많이 들으면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 그게 바로 집단 지성의 힘”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특강 후 예비 사무관들과 구내식당에서 함께 점심식사를 하며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