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돈은 천사 얼굴 한 마귀…공직자 청렴해야”(종합)

정치

이데일리,

2025년 7월 14일, 오후 04:22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14일 신임 5급 사무관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여러분 손에 5200만 국민의 삶이 달려 있다”며 공직자의 책임감을 강조했다. 특히 “공직자는 작은 신의 역할을 하는 존재”라며, 권한만큼 막중한 책임이 따른다고 밝혔다. 청렴의 중요성도 강조하며 “돈은 마귀이고, 가장 아름다운 얼굴로 다가온다”고 말하며 유혹의 위험을 경계하라고 당부했다.

◇ “권력에 책임 부과…대한민국 운명 달려”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5급 신임관리자과정 교육생에게 특강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국민주권시대, 공직자의길-국민과 함께 만들다’란 주제로 충북 진천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5급 공개경쟁채용시험에 합격한 예비 사무관 305명을 대상으로 특강을 진행했다. 이번 특강은 대통령이 새 정부의 국정철학과 국정운영 방향에 대한 메시지를 직접 전달하고, 예비 공직자와 소통하는 기회를 갖기 위해 마련됐다. 예비 사무관을 대상으로 한 대통령 특강은 2005년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20년 만에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공직자로서의 책임감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권력이) 다른 사람의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가”라면서 “나의 의지를 타인에게 강제할 수 있는 힘을 권력이라고 하는데, 대신 권력이라고 하는 것은 같은 양의 책임이 부과된다”고 했다.

강연 내내 공직자의 ‘자세’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기술적 능력보다 방향이 더 중요하다. 공직자는 국민에 충성하고 공익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며 “유능한데 사적 이익을 도모하면 그건 나라를 망치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5200만의 삶이 내 손에 달려 있다”면서 “여러분 눈도 깜짝 않고 까딱하는 손가락에 엄청 많은 사람들의 삶이 달려 있어서 그래서 여러분의 마음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 “부족해도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훨씬 더 훌륭한 공직자”라면서 “특장점을 잘 찾아서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고, 마지막이 테크닉”이라고 했다.

특히 청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돈은 마귀다. 가장 아름다운 천사의 모습으로 온다. 친구, 선배, 애인 같은 얼굴로 접근해 커피 한 잔에서 시작해 어느 순간 룸살롱, 현금 30만 원, 상품권으로 간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이 장부에 다 써놓고 있다. 그 사람이 잡히는 순간 여러분 인생이 끝날 수 있다”며 “절대 그런 관계를 만들지 말라”고 당부했다.

공직사회의 위축된 판단 환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요즘 공직자들은 재량 있는 결정조차 사후에 책임질까 봐 아무것도 안 한다”며 “이런 풍토를 반드시 고치겠다. 선의로 한 일에 대해 책임 묻지 않는 제도와 문화를 만들겠다”고 했다.

◇ “집단지성 신뢰 높아…국민들 다 보고 있어”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5급 신임관리자과정 교육생에게 특강에 앞서 참석자들과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특강에 이어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에서 예비 사무관들은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청년 정책, MZ세대 공무원들의 처우 개선 방향, 조직에서 사랑받는 막내가 되는 법 등을 질문하며 공직자로서의 포부와 각오를 밝혔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정책을 국민이 반대할 때 어떻게 해야 할지를 묻는 한 예비 사무관의 질문에 이 대통령은 “나는 집단 지성에 대한 신뢰가 높다. 결국 국민들은 다 보고 느끼고 있다”며 “서로 다른 의견을 토론을 통해 차이를 좁히고 조정하되, 결국 조정이 안 되면 결단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결단할 힘을 국민이 준 게 바로 권력”이라는 소신을 밝혔다.

한 예비 사무관이 공직사회에 대한 MZ세대들의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물음에, 이 대통령은 “나름의 의미를 공직 자체에서 찾아야지, 일반 기업 등의 높은 보수에서 찾고자 하면 공직에 대한 매력을 느끼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돈 벌려면 기업으로 가거나 창업을 하는 게 낫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20~30대에 일선 공직자가 30년 해야 겨우 도달할까 말까한 엄청난 기회를 가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랑 받는 막내가 되는 법’을 묻는 한 예비 사무관에게 이 대통령은 “시험같은 객관적인 다 있지만, 그보다 점점 더 무슨 생각으로 정말 열성을 다할 사람인가를 더 보게 된다”면서 “도움은 전혀 안 되겠지만 이것으로 답을 대신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특강에서는 과거 이 대통령의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시절을 경험하던 한 예비 사무관의 질문이 눈길을 끌었다. 10년 전 고등학생이던 시절 분당-수서간 고속도로 공원화 사업에 대해 질문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공원이 완공돼 잘 이용하고 있으며 감사하다는 발언에 이 대통령은 크게 반가워했다. 이 대통령은 “고속화도로를 지하화해 공원을 만들겠다는 공약을 지킬 수 없을 것 같았는데, 주민 한 분이 기존 도로 위를 덮어 공원을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주셔서 성공했다”며 “국민의 의견을 많이 들으면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 그게 바로 집단 지성의 힘”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특강 후 예비 사무관들과 구내식당에서 함께 점심식사를 하며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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