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7.14/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이재명 정부 1기 내각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14일 막을 올린 가운데 소관 상임위원회 곳곳에서는 고성과 충돌, 파행이 벌어졌다.
이날 국회에서는 오전 10시를 기해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까지 4인에 대한 청문회가 시작됐다.
이 중에서도 국민의힘은 '1순위 낙마' 타깃으로 지목한 강 후보자를 청문회 시작부터 오후 상황까지 계속 몰아붙이고 있다. 다만 '한 방'이 없어 결정적 '낙마 여론'을 형성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여론 흐름을 살피는 한편 강 후보자 등에 대한 '무쇠 방패' 역할에 주력하고 있다. 민주당은 강 후보자에 대한 '치명적 폭로'가 나오지 않는다면 강 후보자를 안고 갈 것으로 보인다.
강 후보자 청문회가 열린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여야는 시작부터 거세게 부딪혔다. 강 후보자가 청문회장에 입장하자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은 "부끄러운 줄 아셔야죠"라며 고성을 질렀다.
이들은 '보좌관 갑질 의혹'에 휩싸인 강 후보자를 겨냥해 '갑질왕 강선우 OUT(아웃)'이라는 문구를 노트북에 부착한 채 청문회에 나섰다.
청문회에 앞서 국민의힘 보좌진협의회는 '강'요된 사적 지시, '선' 넘은 갑질 행동, '우'리가 기억한다는 내용의 피켓 시위도 벌였다.
민주당이 이에 피켓을 떼라고 반발하는 상황 등이 벌어지며 여가위는 개의 후 13분 만에 정회됐다. 속개된 뒤에도 피켓 공방은 이어졌고 주질의는 시작 시간으로부터 1시간 20분이 넘어서야 진행됐다.
강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갑질 장관'이라는 국민의힘의 비판과 추궁 속 "논란 속에서 상처받았을 보좌진들께 심심한 사과를 드리는 바", "모두 다 제 부덕의 소치"라면서 최소 세 차례 사과했다.
그는 '변기 수리 지시' 논란에 대해 "화장실에 물난리가 났고 비데 노즐에서 물이 뿜어져 나오고 있어 급박한 상황이라 지역 보좌진에게 조언을 구하고 부탁드렸던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힘 이상휘(오른쪽부터), 박충권, 박정훈, 김장겸 의원이 의원석에 과방위원장 비판 문구가 적힌 피켓을 붙이고 있다. 2025.7.14/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배 후보자 청문회가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도 어지러운 상황이 연출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최민희 독재 OUT' 피켓 논란으로 오전에만 두 차례 파행했다.
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오전 10시 배 후보자 청문회를 위한 전체회의를 소집했으나 약 7분 만에 산회를, 다시 열린 회의에서도 오전 11시 36분쯤 정회를 선포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야당 간사인 최형두 의원을 중심으로 청문회 시작 전 '최민희 독재 OUT', '이재명은 협치하라' 등의 피켓을 내걸었다.
이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편을 중심으로 하는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이 지난 7일 민주당 주도로 통과한 것을 두고 국민의힘에서 반발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 위원장은 피켓 제거를 요구하다가 국민의힘에서 반발하자 국회 경위들을 불러 피켓을 떼어낼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여야 간 대립 탓에 배 후보자 청문회는 오후 1시가 되어서야 제대로 시작됐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7.14/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정 후보자 청문회가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국민의힘은 청문회 증인·참고인 0명, 자료 제출 미비를 두고 '맹탕 청문회'라는 취지로 비판을 쏟아냈다.
실제 이날 정 후보자를 비롯해 배·전 후보자 청문회 증인은 0명이었다. 강 후보자 청문회는 증인 2명이 채택되기는 했지만 이 중 1명은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
국민의힘은 이와 함께 태양광 사업과 관련해 정 후보자를 둘러싼 이해충돌 및 위장전입 의혹에 공세를 폈다. 정 후보자는 이에 대해 "생존형, 생계형, 호구지책으로 태양광 발전시설을 매입한 것"이라는 등 맞섰다.
이재정 민주당 의원과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간 언성이 높아지기도 했다.
이 의원이 국민의힘 보좌진을 겨냥, 정 후보자 자택에 자료 수집을 위해 무단침입했다고 언급하며 "형법상 주거침입죄 위반"이라고 주장하자 김 의원은 "내 보좌진"이라고 밝히며 반발했다.
김 의원은 "당연한 공무 집행인데 '이런 짓'을 했다고, '명백한 불법'이라고 하느냐"고 말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7.14/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전 후보자 청문회가 진행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국민의힘은 전 후보자의 해양 전문성 부족을 비판하고 전 후보자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에 출마할 가능성을 지적했다.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은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북극항로 개척'과 같은 정책 추진은 부산시장에 당선되기 위한 "정치적 도구가 아니냐"고 물었다.
같은 당 강명구 의원도 "올해 안에 해수부를 부산으로 이전하고 그걸 업적 삼아서 부산시장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고 했다.
전 후보자는 이에 "장관이 된다면 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 내년 부산시장 출마를 생각할 겨를이 없다"면서도 "세상 일을 단정적으로 말할 수가 없다"고 여지를 남겼다.
민주당은 새 정부의 해양 정책 관련 질의에 집중하면서 전 후보자를 엄호했다. 윤준병 민주당 의원은 "전 후보자는 바다를 떼어 놓고 정치를 할 수 없는 부산에서 생활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린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5.7.14/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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