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종일 여야의 난타전으로 점철됐다. 국민의힘은 보좌진 갑질 의혹을 파고들었지만 결정적 한 방은 제시하지 못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이 틈을 파고들며 강 후보자의 자질은 충분하다고 엄호했다.

강 후보자는 야당의 계속된 공격에 "제 부덕의 소치"라며 "해당 보좌진과 국민에게 거듭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14일 오전 10시쯤 시작한 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자정이 넘어서야 끝났다. 여야 간사간 합의 실패로 차수 변경은 이뤄지지 않았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청문회 마지막까지 자료 제출을 요구하면서 "장관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청문회 시작에 맞춰 회의장에 들어서며 "부끄러운 줄 알라"며 강 후보자를 비판했다. 국민의힘 보좌진협의회는 청문회장 앞에서 '강'요된 사적 지시, '선' 넘은 갑질 행동, '우'리가 기억한다는 내용의 피켓 시위를 벌이며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냉랭한 분위기로 시작한 청문회는 여야의 날 선 공방으로 이어지며 시작 13분여 만에 정회했다. 국민의힘이 회의장 노트북에 '갑질왕 강선우 OUT'이라는 문구를 붙이고, 민주당이 국민의힘 소속 여가위원장의 회의 진행에 불만을 표하면서다.

여야의 공방으로 회의 시작 1시간 20여분이 지나서야 진행된 주질의에서는 내내 강 후보자의 보좌진 갑질 의혹과 관련한 질의와 답변이 주를 이뤘다.

이달희 국민의힘 의원은 쓰레기봉투를 들어 보이며 "먹다가 남은 음식물 쓰레기, 각종 일반 쓰레기가 뒤범벅되어 엘리베이터나 차량에 실려 나왔다"며 강 후보자의 갑질 의혹을 직격했다.

강 후보자는 "택배 상자를 차로 가져 내려간 적이 있다"고, 음식 쓰레기와 관련해서는 "전날 밤에 먹던 것을 아침으로 차에서 먹으려고 가지고 내려갔다가 남겨 놓고 내린 적이 있다"고 해명했다.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은 "전형적인 강약약강"이라며 "권력에 복종하고 약자를 착취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한지아 의원도 "강 후보자의 임명은 이재명 대통령의 따뜻한 공동체와 정면 배치된다"며 "진정 어린 사과는 말로 하는 사과가 아니다. 행동으로 하는 사퇴"라고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청문회는 저녁 한 언론이 강 후보자가 '보좌진 2명에 대한 법적 조치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답한 것을 두고 더 격화했다.


해당 언론은 청문회에 앞서 갑질 의혹을 제기한 보좌진을 고발할 것인가란 질문을 보냈고 강 후보자는 '법적 조치를 진행 중이다'라고 공식 답변했다. 그러나 이날 청문회 과정에서는 "고발 조치한 적이 없다"고 일관되게 답했다.

이를 두고 한 의원이 "강 후보자는 오늘 오전 질답 과정에서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얘기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며 "후보자의 위증에 대해서 위원회 차원에서 고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당 간사인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후보자는 분명히 법적 조치를 한 바가 없다"며 "있다면 있는 사실을 증거로 내라"고 강 후보자를 엄호했다.

강 후보자는 "아무런 법적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분명하게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적 조치할 계획도 없다"고 강조했다.

강 후보자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보좌진에 대해 법적 조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해 달라는 질의에는 "명심하겠다"고 했다.

이어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이 보좌진들에 대해 법적 조치를 안할 것인지 답변해 달라고 재차 묻자 "의원님이 말씀 주신대로 하겠다"고 했다.

강 후보자는 청문회 내내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발달 장애 자녀가 거론되거나 언급될 때는 잠시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에서 보좌진 갑질 의혹을 제기할 때마다 강 후보자는 사과의 뜻을 계속해서 밝혔다.

강 후보자는 "그동안 있었던 논란은 모두 다 제가 부족한 탓으로 관련해서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여러 차례 사과를 드렸다"며 "부족하다고 느끼신다면 계속해서 사과를 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이 반성하고 많이 뉘우치고 그런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더욱 주의해서 행동하도록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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