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2025.7.15/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가 15일 병역 기록과 관련한 대립으로 끝내 파행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안 후보자의 통상보다 긴 복무 기간의 이유가 의심스럽다며 병적기록표가 제출될 때까지 청문회를 더는 열지 않겠다고 버텼고, 결국 자정이 넘어 청문회는 자동 산회했다.
병적기록표는 개인의 모든 병역 사항을 상세 기록한 문서로 징계 기록도 포함돼 있다. 군별, 계급, 군번, 입영과 전역일자 등 기본 정보 위주로 기재된 병적증명서와는 차이가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청문회 초반부터 안 후보자의 병적기록표가 제공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안 후보자가 보통의 경우(14개월)보다 8개월 긴 22개월 복무했는데, 국민의힘은 그 배경에 근무지 이탈 또는 영창 이력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국민의힘 소속 성일종 국방위원장은 "안 후보자가 근무지 이탈을 해서 영창을 갔다온 기록들이 있다는 제보가 꽤 있다"며 병적 기록표를 국회에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이어 "군정을 책임지는 국방장관으로서 매우 중대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한기호 의원은 안 후보자의 성균관대 학적부를 근거로 복무기간과 학업기간이 중복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복무 기간과 학업 기간의 허위·날조 의혹을 제기하며 "비공개라도 병적 기록을 열람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안 후보자는 "현재 관리되고 있는 병적 기록상에는 실제와 다르게 돼 있다. 사실 병무행정의 피해자"라며 "군령과 군정을 관장하는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서 섣불리 공개할 수 없는 내용"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은 주식 거래 관련 의혹도 제기했다.
강선영 의원은 안 후보자가 종합소득세 신고에 배당소득을 기재했음에도 정작 재산신고에는 주식 보유 내역이 없다고 지적하며 "일부러 예금으로 바꿔 신고 시점을 피한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안 후보자는 이에 "주식에는 재주가 없고 관심도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그런 재주가 있었으면 부동산으로 더 많은 돈을 벌었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안규백 국방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질의하고 있다. 2025.7.15/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안 후보자를 두고 방위병 출신이라는 점을 부각하고 나서자적극 엄호하기도 했다.
정청래 의원은 "방위병으로 국가 안보에 충실했던 분들을 폄하하는 것은 인격 모독"이라며 "내란 우두머리가 수석 당원으로 있었던 내란 동조 세력 국민의힘에서 방위병 출신 운운하는 것에 대해서 참을 수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말도 되지도 않는 엉뚱깽뚱한 정치공세를 하지 말라"며 "(안 후보자는) 국방부 장관으로서 갖춰야 할 필요충분의 조건을 갖춘 A+급 장관 후보자"라고 치켜세웠다.
안 후보자는 "강감찬 장군, 권율 장군, 김종서 장군, 율곡 이이도 무관이 아니고 문관"이라며 "한기호 의원처럼 4성 장군은 아니지만 폭넓게 국방에 대해서 여러 구성원들과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청문회 도중 여야 신경전 때문에 두 차례 청문회 진행이 중단되는 일도 벌어졌다. 오전에는 여당 의원들이 "병적 카드가 왜 나와요", "그게 어딨어요"면서 항의해 청문회는 약 1분간 중단됐다가 속개했다.
오후에는 성 위원장의 '이적죄' 발언을 둘러싼 대립으로 30분간 중단됐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이 라디오에서 한 발언들을 두고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윤석열 전 대통령을 외환죄로 엮으려고 한다. 4성 장군 출신이 하는 일이 이적죄'라고 성 위원장이 발언한 데 대해 사과를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김 의원을 포함한 민주당 위원들과 성 위원장을 비롯한 국민의힘 위원들 사이에서 언쟁이 벌어졌다.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성일종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며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의 건 등 안건을 상정하고 있다. 2025.7.8/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성 위원장은 오후 6시를 넘길 무렵 정회를 선언하며 "야당 의원들이 요구한 병적 기록서와 주식 거래에 대한 자료를 8시 반에 속개하기 전까지 열람하거나 보여줄 수 있게 해달라"면서 자료 제출에 협조할 경우 다른 상임위와 달리 청문보고서도 채택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약속한 오후 8시 30분이 되어서도 병적기록표가 제출되지 않자 국민의힘은 청문회를 중단하는 강수를 두며 안 후보자를 압박했다.
국민의힘 국방위원들은 이날 밤 성명을 통해 "어째서 8개월씩이나 연장 복무를 하게 되었는지가 쟁점이다. 국방부 장관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이 부분만큼은 반드시 해명해야 한다"며 "상식적으로 생각해 봤을 때, 복무 기간에 근무지 이탈이나 영창 구금 등이 없었다면 설명이 안 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병적기록표가 제출되면 곧바로 청문회를 속개할 수 있다고 했지만, 자정을 넘겨서까지 병적기록표가 제출되지 않으면서 청문회는 자동 산회했다.
민주당 국방위원들은 이후 성명을 통해 "12·3 내란동조정당의 국방부 장관 인사청문회 발목잡기를 규탄한다"며 "국민의힘은 40여 년 전 병역사항에 대한 일방적 의혹을 제기했고 후보자가 충분한 해명을 했음에도 일방적으로 인사청문회를 파행으로 몰고 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자는 누구보다 성실하게 인사청문회에 응하고 있다"며 안 후보자가 군사비밀 보고자료나 지극히 개인적 신상에 관한 자료를 제외하고는 86.8%에 달하는 자료들을 제출했다고 했다. 또 국회 측 서면 질의에 있어서도 99.7%에 달하는 595건에 대해 성실히 답변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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