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력 잃어가는 '윤희숙 혁신위'…20일 의총이 운명 가른다

정치

뉴스1,

2025년 7월 17일, 오전 05:30

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7.16/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과거와의 단절'을 내건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계엄·탄핵 사죄문과 현역 의원 실명을 거론한 거취 표명 요구 등 고강도 쇄신안을 연이어 발표했으나 당내 반발에 직면하며 위태로운 기로에 놓였다. 오는 20일 의원총회는 '윤희숙 혁신위'의 향방을 결정 지을 중대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17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지난 9일 출범한 '윤희숙 혁신위'는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전횡과 계엄·탄핵 대응에 대한 사죄문 당헌·당규명시(1호 안건), 최고위원 폐지 및 당대표 단일대표 체제 전환(2호 안건)을 잇따라 발표하며 속도를 냈다.

하지만 출범 일주일도 안 돼 구주류를 중심으로 강한 반발에 직면했고, 16일 윤희숙 위원장이 나경원·윤상현·장동혁·송언석 의원을 실명으로 거론하며 거취 표명을 요구하자 당내 파장은 더욱 확산됐다. 윤 위원장은 2·3차 명단을 추가로 발표하겠다고도 예고했다.

한 소장파 의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혁신위원장의 결단에 힘을 보태고 싶다"며 "결국 광장 정치 세력을 1순위로 지목한 것이고, 그외에도 당내 혁신과 쇄신의 대상은 더 있을 거라고 본다. 그 방향성에공감한다"고 밝혔다.

다만 전체적으로는 계파를 가리지 않고 싸늘한 반응이다. 한 영남권 중진 의원은 "이미 지난 일을 자꾸 꺼내고 동료 의원을 갈라치기하는 것은 말할 가치조차 없다"며 "그 누구를 위한 혁신이냐. 자기 정치일 뿐"이라고 날을 세웠다.

또 다른 다선 의원도 "전쟁이라도 하려는 거냐"며 "과하다"고 지적했다. 한 초선 의원은 "지금은 인사청문회에 집중해야 할 때"라며 "혁신을 빙자한 분란"이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선 "미쳤다", "민주당 사람이냐"는 격한 반응까지 나왔다.

친한(親한동훈)계도 냉담하다. 한 의원은 "혁신위원장은 제안을 하는 자리이지 집행하는 위치가 아니다"라며 "윤 위원장이 무슨 권한으로 거취 요구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대로 가면 또 다른 분열로 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여론도 냉소적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14~15일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5.6%가 '국민의힘의 혁신이 기대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기대한다'는 응답은 17.1%에 그쳤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20일 의총이 분수령…"마지막 순간까지" 윤희숙 정면 돌파 시사
오는 20일 열리는 의원총회는 혁신위의 존속 여부와 혁신안 수용 가능성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혁신위는 이에 앞서 18일 4차 회의를 열고 지금까지 발표한 혁신안들을 중심으로 최종 입장 정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의총에서는 혁신안에 대해 의원들의 총의를 확인하는 절차가 진행되지만, 현재까지의 당내 분위기로는 혁신안이 채택될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대로라면 6·3 대선 이후 김용태 비대위의 5대 혁신안(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후보 교체 사태 당무감사 등)과 안철수 의원의 인적 쇄신 요구에 이어 또다시 혁신 시도가 좌초되는 결과를 맞게 된다.

앞서 2023년 '인요한 혁신위'도 지도부·중진·친윤(親윤석열)계의 불출마·험지 출마를 요구했지만, 주류의 반발에 부딪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조기 해산된 바 있다.

윤 위원장은 전날(16일) 기자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에 "마지막 순간까지 있을 것"이라며 혁신안이 받아들여지지않더라도 자진 사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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