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은경 '대가성 특혜 취업' 의혹…맞춤형 보직 신설 정황

정치

뉴스1,

2025년 7월 17일, 오후 07:17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소월로 T타워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5.6.30/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질병관리청장에서 퇴임해 분당서울대병원에 직행한 것을 두고 '대가성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분당서울대병원이 정 후보자 퇴임 3개월여 뒤 전례없이 감염병 연구를 위한 특수보직을 신설해 정 후보자에게 고액의 임금을 지급했는데, 정 후보자는 해당 보직에 있으면서 별다른 감염병 관련 연구 기록을 남기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안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분당서울대병원은 정 후보자 질병청장 퇴임 약 2개월 반 후인 2022년 8월 초 단시간 특수전문직인 감염병정책연구위원 자리를 신설했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 감염병 전문 병원 지정에 따라 감염병 관련 정책 연구 등을 위해 분당서울대병원이 1년 한시로 신설한 보직이다. 분당서울대병원은 단기 특수직이나 정책연구위원직을 신설한 전례는 "최근 10년간 정 후보자 건을 제외하고는 없다"고 답했다.

채용 과정은 속전속결이었다. 바로 일주일 뒤 진행된 채용에서 경쟁률은 1대 1을 기록했다. 정 후보자 홀로 지원해 합격한 것이다. 이들 간 근로계약서에 따르면 정 후보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12시 40분까지 하루 약 3시간 40분가량 근무하며, 한 주를 개근하면 1회 유급휴가도 받았다. 1년 남짓한 기간 정 후보자는 병원 측으로부터 8597만 원을 수령했다.

이를 두고 분당서울대병원이 정 후보자가 현직에 있던 2022년 3월 질병청으로부터 수도권의 첫 감염병 전문병원으로 지정돼 정부로부터 수백억 원의 예산을 받은 것에 대한 대가라는 의혹이 제기된다. 정 후보자가 감염병 전문 병원으로 지정한 지 7개월 만에 해당 병원에 취직한 것이라 최소한 '이해충돌'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 정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연구과제 참여확인서에는 분당서울대병원 재직 당시 감염병과 관련한 연구 기록을 찾아볼 수 없다. 그는 분당서울대병원 소속으로는 '건강보험 데이터를 이용한 위암, 대장암, 췌장암, 간암 등의 소화기암 성차연구'와 '성차의학 연구가 중요한 Top 10(상위 10개) 질환에 대한 기획 연구' 등 성차(性差)와 관련한 연구에만 참여했다.

나아가, 정 후보자가 분원인 분당서울대병원 연구직에서 1년 만에 본원인 서울대병원으로 새 둥지를 트는 과정에도 석연치 않은 구석이 발견된다.

그는 2021년 이래로 논문을 발표하지 않다가 분당서울대병원 재직 시절인 가정의학과 관련한 논문 2건을 교신저자로 2023년 2월 1일 동시 게재했다.정 후보자는 2017년부터 총 14편의 논문을 작성했는데, 모두 질병청 재직 시절 주로 동료들과 감염병의 발생과 확산, 추적 등을 주제로 썼다.

두 건 모두 2010년부터 2020년까지의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를 활용한 것으로, 각각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 전후 한국 성인의 음식 및 영양소 섭취 변화'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 전후 한국 성인의 고혈압, 당뇨병, 고콜레스테롤혈증 관리 변화'란 제목의 논문이다. 두 논문 역시 질병청 소속 공무원들과 함께 작성됐다. 이로부터 한 달 뒤, 서울대 의대 가정의학과 기금교수 채용이 공고됐고, 정 후보자는 해당 논문 두 편을 포함해 서울대에 제출해 임용됐다.

기존 연구 주제와 결이 다른 논문을 동시다발적으로 작성한 배경에는 병원이나 서울대 측으로부터 가정의학과 기금교수 채용에 대한 언질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또 서울대 의대의 최근 5년간 기금교수 채용 시 근무지는 모두 병원이었으나, 정 후보자의 경우에만 대학 내 건강사회개발원이었다.

정 후보자 인사청문회 대응 복지부 관계자는 이 같은 의혹에 대해 "내일(18일) 청문회에서 상세히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master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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