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르 떨며 하늘에 손 뻗고 ‘참어머니’...통일교 압색 현장

정치

이데일리,

2025년 7월 18일, 오후 11:00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이른바 ‘건진법사 게이트’ 관련 통일교에 대한 첫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통일교 신자들이 한학자 총재 거처인 천정궁 앞에 모여 압수수색 반대 항의성 기도예배를 격렬히 벌이고 있다. (사진=MBC 캡처)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이날 오전부터 경기 가평군 소재 통일교 천정궁, 서울 용산구 소재 통일교 본부교회를 압수수색 했다.

통일교 천정궁은 한학자 총재의 거주지로 알려져 있는데 이날 천정궁 앞에는 압수수색을 돕기 위한 경찰 기동대가 배치되기도 전에 신도들을 실어 나르기 위한 관광버스가 오르내렸다.

백여 명의 신도들은 한 총재를 상징하는 ‘홀리마더 한’이 적힌 티셔츠를 맞춰 입고 천정궁 앞에 모여 압수수색에 대한 항의성 기도 예배를 이어갔다.

이들은 굵어지는 빗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무릎을 꿇고 땅을 치며 오열했다. ‘참어머니’ 한 총재를 지키자며 하늘을 향해 손을 뻗어 찬송가를 불렀다. 두 손을 불끈 쥐고 온몸을 부르르 떨며 통성기도를 하기도 했다.

통일교 내부에서는 창시자인 고 문선명은 메시아로, 부인 한 총재는 독생녀로 받아들여진다. 이 때문에 개신교 주류는 통일교를 이단으로 분류한다.

특검팀은 물리적 충돌을 우려해 영장 집행에 앞서 경기북부경찰청 측에 경찰력 배치를 요청했으나 다행히 큰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통일교 신자들이 한학자 총재 거처인 천정궁 앞에 모여 압수수색 반대 항의성 기도예배를 격렬히 벌이고 있다. 맨 아래는 한학자 총재 (사진=MBC, JTBC 캡처)
특검팀은 이날 확보한 물증을 토대로 통일교 측이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부정한 청탁을 넣었다는 의혹을 파헤칠 전망이다.

전씨는 지난 2022년 4∼8월께 윤모(48)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김 여사 선물용’ 다이아몬드 목걸이, 샤넬백 등과 교단 현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윤씨는 해당 선물을 김 여사 선물 목적으로 구매했고 이후 김 여사의 수행원이던 유 전 행정관이 샤넬 가방 2개를 가방 3개와 신발 한 켤레로 바꿔간 정황이 포착됐다.

통일교 측은 이를 통해 김 여사에게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YTN 인수, 대통령 취임식 초청 등 현안을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한 총재는 2008~2011년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통일교 교단 자금으로 수억 원대 슬롯머신 도박을 했다는 의혹을 샀다. 한 총재를 포함한 통일교 지도부의 원정 도박 자금은 2008~2011년 3년간 총액 약 4200만 달러(580억여원)로 알려졌다.

한 총재의 원정 도박 의혹은 지난 2022년 6월 춘천경찰서 외사계 정보관이 해외 도박 등 첩보를 입수해 경찰 상부에 보고했으나 수사가 무마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윤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친분이 있는 건진법사 전씨를 통해 ‘윤핵관’의 도움을 받아 수사를 무마했다는 것이다.

앞선 검찰 수사 과정에서 윤 전 본부장이 “수사를 윤핵관이 알려줘 보고를 드렸다”는 녹음 파일의 존재도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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