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HN 홍동희 선임기자) 수많은 그룹이 데뷔하고 사라지는 K팝 시장에서, 이제 갓 데뷔 1년을 넘긴 신인이 아시아 투어를 성공적으로 마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걸그룹 유니스(UNIS)는 그 어려운 일을 해냈다. 최근 일본 아티스트와의 협업 곡으로 글로벌 차트를 석권하며, 이들의 돌풍이 예사롭지 않음을 증명하고 있다.
과연 이 신인 걸그룹의 무엇이 전 세계 팬들을 열광하게 만들었을까?유니스의 가장 큰 저력은 그 시작점에 있다. 이들은 SBS 오디션 프로그램 '유니버스 티켓'을 통해, 전적으로 시청자들의 투표로 탄생한 그룹이다.

팬들은 수개월간 멤버들이 땀 흘리고 눈물 흘리며 성장하는 모든 과정을 지켜봤고, 자신의 손으로 직접 '내 가수'를 데뷔시켰다. 이는 단순한 팬심을 넘어, 마치 엄마의 마음과도 같은 끈끈한 유대감을 형성했다. 이 강력한 초기 팬덤은 유니스가 데뷔 초의 불안정한 시기를 견디고, 곧바로 글로벌 무대로 나아갈 수 있는 가장 든든한 발판이 되어주었다.
그 발판 위에서 유니스는 첫 아시아 투어라는 과감한 도전에 나섰다. 서울을 시작으로 마닐라, 도쿄 등에서 펼쳐진 팬 콘서트 투어는 연일 매진을 기록하며 현지의 뜨거운 인기를 증명했다. 필리핀 출신 멤버 엘리시아와 진현주, 일본 출신 멤버 나나와 코토코 등 다국적 멤버 구성은 아시아 팬들과의 언어적, 문화적 거리를 좁히는 최고의 무기였다. 멤버들은 각 나라의 언어로 소통하며 친밀감을 높였고, 이는 곧 폭발적인 현장 반응으로 이어졌다.

유니스의 글로벌 행보에 화룡점정을 찍은 것은 일본 인기 아티스트 noa(노아)와의 컬래버레이션 싱글 'Shaking My Head'였다. 이 곡은 발매와 동시에 글로벌 아이튠즈 J팝 차트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고개를 좌우로 흔드는 귀여운 동작의 '도리도리 챌린지'는 틱톡 등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며 자발적인 바이럴을 이끌어냈다.
이는 잘 기획된 협업이 어떻게 국경을 넘어 새로운 팬층을 확보하고, 그룹의 인지도를 단숨에 끌어올릴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영리한 전략이었다.
이러한 성공 뒤에는 F&F엔터테인먼트의 과감한 도전이 있었다. F&F엔터테인먼트는 '패션업계 미다스의 손' 김창수 회장이 K팝의 글로벌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설립한 회사. 이 회사의 최재우 대표는 한 인터뷰에서 "유니스를 시한부 프로젝트 그룹이 아닌, 팬들과 함께 계속 성장하는 국민 걸그룹으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는 단기적인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그룹의 성장을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특히 유니스의 일본 시장 성공 가능성은 매우 높게 점쳐진다. 이미 noa와의 협업으로 현지 팬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고, 나나와 코토코라는 두 일본인 멤버가 팬덤 확장의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번 성공을 발판 삼아, 세계 2위 규모의 일본 음악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한다면 이는 유니스의 다음 글로벌 도약을 위한 가장 확실한 교두보가 될 것이다.
결국 유니스의 성공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팬들이 직접 만든 그룹이라는 특별한 서사, 다국적 멤버들이 만들어내는 시너지, 그리고 영리한 글로벌 협업 전략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 결과다. 팬들과의 끈끈한 소통을 무기로, 이제 막 아시아를 흔들기 시작한 이들이 앞으로 또 어떤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갈지, K팝 시장 전체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사진=MHN DB, F&F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