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대표는 “실사 영화에 비해 인프라가 미흡한 지금의 K애니메이션 시장도 창작자들이 역량을 펼칠 기회만 제공된다면 커다란 성과가 나올 것”이라며 “숱한 인재들이 능력을 발휘할 놀이터가 없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6일 국내 개봉한 영화 ‘킹 오브 킹스’로 처음 애니메이션 제작· 연출에 도전한 장 대표는 K애니메이션이 영화, 드라마에 비해 유독 성과가 드러나지 않았던 배경으로 열악한 지원 및 인프라를 꼽았다. 그는 “국내에서 활동하는 캐릭터 애니메이터(애니메이션 제작 공정에서 작화 공정을 담당하는 사람) 수 자체가 적은데, 숙련된 애니메이터는 더욱 드문 실정”이라며 “국내 창작자들의 능력 부족이 아니라, 애니메이션 시장이 너무 작아 인재들이 떠난다”고 언급했다. 이어 “능력있는 인재들은 대부분 디즈니·픽사 등 해외 대형 스튜디오로 가려 한다”며 “국내에서 작업할 기회가 많아진다면 이들을 붙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애니메이션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 제도에도 문제가 있다고 봤다. 장 대표는 “우리 정부의 지원제도는 자금 지원 후 제작비 부족으로 작품이 완성하지 못하면 지원금을 회수해간다”며 “작품을 만들다 보면 제작 기간이 길어지는 등의 이유로 제작비가 늘어날 수 있는데, 창작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해외 선진국들은 작품이 완성되지 못해도 지원금이 사적으로 유용되지 않으면 지원금을 회수하지 않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장 대표는 “많은 제작사들이 애니메이션 제작에 열정을 갖고 정부 지원금만으로는 제작비를 감당하지 못해 사재를 털어 만든다”면서 “그럼에도 비용 부족으로 끝내 작품을 완성하지 못하고 지원금을 토해내는 경우를 숱하게 봤다”고 말했다. 이어 “애니메이션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선 당장의 성과보다 미래에 투자하는 기획 개발에 더 많은 지원이 집중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