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우충원 기자] 손흥민(33·토트넘 홋스퍼)의 거취가 이번 여름 이적시장 최대의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계약 만료까지 불과 1년이 남은 가운데 유럽 무대 첫 우승이라는 성과와 팀의 세대교체 기류가 맞물리면서 이적 가능성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손흥민은 2024-2025시즌 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주장으로 나서 팀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17년 만의 유럽 대항전 우승이었고, 개인적으로는 토트넘 입단 이후 첫 트로피였다. 토트넘 이를 기념하며 손흥민을 앨런 멀러리(1972년), 스티브 페리먼(1984년)과 함께 유럽 트로피를 들어 올린 주장 명단에 공식 등록하며 역사적인 예우를 표했다.
하지만 이 우승이 오히려 작별의 전조라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텔레그래프 맷 로는 “결승전 직후 손흥민이 라커룸에서 동료 및 스태프들과 작별을 암시하는 듯한 분위기를 풍겼다”고 전했다. 런던 지역 클럽 뉴스에 정통한 로의 발언은 현지에서도 무게감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토트넘 전문 알레스데어 골드 역시 “손흥민은 그 어느 때보다 이적에 열린 자세를 보이고 있으며 적절한 제안이 도착한다면 결별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TBR 풋볼은 “손흥민은 올 시즌을 아름답게 마무리한 만큼, 긍정적인 작별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토트넘 구단도 장기 재계약 대신 현실적 선택을 택했다. 올 초 1년 연장 옵션만 행사하며 기적인 동행보다는 마지막 이적료 수익 확보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해석된다. 풋볼 인사이더는 “손흥민의 이번 여름은 마지막 현금화 시점이며 토트넘도 더 이상 그를 붙잡을 명분이 없다”고 분석했다.
사우디아라비아 클럽들의 관심도 재점화되고 있다. 일부 구단은 손흥민에게 5000만~6000만 파운드(930억~1116억 원)에 달하는 이적료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내 복수의 구단들도 손흥민의 경험과 브랜드 가치에 주목하고 있으며 그의 존재는 단순한 전력 보강을 넘어 구단의 수익 구조와도 직결된다는 평가다.
손흥민은 아시아 시장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 유니폼 판매와 중계권, 스폰서십 등 각종 수익 요소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토트넘이 손흥민을 쉽게 내보내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토트넘 내부 기류도 변화하고 있다. 토트넘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경질하고 토마스 프랭크 감독을 선임했다. 프랭크 감독은 팀의 리빌딩과 세대교체를 추진하고 있으며, 손흥민에게는 주전 보장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퍼스웹은 “프랭크 감독은 손흥민에게 제한된 역할을 예고했고 이는 이적 결심을 자극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전 토트넘 미드필더 제이미 오하라는 “이제 프리미어리그는 손흥민에게 너무 빠르다”며 “레전드로 남고 싶다면 떠나기에 가장 적기”라고 말했다.
손흥민의 이적 결단 시점은 8월 중순이 유력하다. 토트넘은 7월 말부터 아시아 투어에 나서며 8월 3일에는 서울에서 뉴캐슬과 친선 경기를 치른다. 이 기간 손흥민은 계약상 출전 의무가 걸려 있어 팀을 떠나기 어려운 구조다. 행사 계약 위반 시 최대 200만 파운드(37억 원)의 위약금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결국 손흥민의 최종 결론은 아시아 투어 이후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 토트넘은 8월 13일 UEFA 슈퍼컵에서 파리 생제르맹과 격돌한다. 당초 손흥민과 이강인의 ‘코리안 더비’가 기대됐으나, 두 선수 모두 이적 가능성이 제기되며 이 대결이 무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