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손흥민(33, 토트넘 홋스퍼)이 전설적인 우승의 순간을 마무리로, 팀을 떠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영국 현지 언론은 "이제 손흥민의 시대는 끝났다"라며 '아무도 탓하지 않을 것'이라는 뉘앙스까지 던지며 결별 가능성을 조명했다.
영국 '이브닝 스탠다드'는 12일(한국시간) "모하메드 쿠두스(25)의 영입은 손흥민의 미래에 대한 중요한 시그널"이라며 "지금 떠난다고 해도 아무도 손흥민을 비난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고 2008년 리그컵 이후 17년 만의 구단 메이저 트로피, 그리고 1984년 이후 41년 만의 유럽 대항전 우승을 이끌었다. 경기 직후 손흥민은 빌바오의 피치 위에서 "오늘만큼은 내가 토트넘의 전설이라 해도 되겠지? 왜 안 되겠어. 17년간 아무도 하지 못했던 걸 했으니까"라고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축구는 멈추지 않는다. 스탠다드는 "유로파리그 우승의 감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손흥민의 이름은 이적설과 함께 거론되기 시작했다"라고 전했다.
그 중심에 있는 이가 바로 토트넘이 11일 공식 발표한 새 영입생, 가나 대표 윙어 모하메드 쿠두스다.
토트넘은 쿠두스를 웨스트햄에서 5,500만 파운드(약 1,023억 원)에 데려왔고, 등번호 20번을 배정하며 향후 플랜의 핵심으로 명확히 포지셔닝했다. 앞서서는 바이에른 뮌헨에서 임대로 활약한 마티스 텔도 완전 영입에 성공했다. 이 두 선수의 합류가 손흥민의 전력 내 위치에 변화를 예고한다는 것이 스탠다드의 의견이다.
쿠두스는 오른쪽 윙에서의 주전이 유력하며, 손흥민은 왼쪽에서 텔과의 로테이션이 유력하다. 스탠다드는 "텔은 아직 매 경기 선발로 나설 수준은 아니며, 손흥민이 그 자리를 분담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공격진의 과밀은 분명한 문제다. 브레넌 존슨, 윌슨 오도베르, 히샬리송, 마노르 솔로몬, 데얀 쿨루셉스키, 마이키 무어 등 측면 자원만 8명이다. 누군가는 떠나야 하는 상황, 그리고 손흥민의 나이와 계약 기간(2026년 6월 만료)을 고려하면, 이별은 현실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지난 시즌 손흥민은 리그 7골에 그쳤다. 이는 데뷔 시즌 이후 가장 저조한 기록이다. 스탠다드는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벤치에서 출발했던 점은 그의 위상이 예전과 같지 않음을 방증한다"라며 "이제 손흥민이 매 경기 선발로 나서는 시대는 끝난 것 같다"라고 했다.
그렇다고 토트넘이 손흥민을 홀대하는 것은 아니다. 스탠다드는 "손흥민은 여전히 구단 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선수이며, 주장으로서 라커룸의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토트넘은 이번 여름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투어를 앞두고 있으며, 손흥민은 당연히 동행한다. 팬들의 관심과 구단 마케팅 측면에서 여전히 중심에 있다.
또한 2025-2026시즌 토트넘은 UEFA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복귀한다. 손흥민은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챔피언스리그에서만 16골을 터뜨린 경험자다. 유럽 무대 경험이 부족한 스쿼드 안에서 그의 존재는 단순한 상징 이상의 실질적 가치다.
스탠다드는 마지막으로 "손흥민이 만약 지금 팀을 떠난다고 해도, 누구도 그를 탓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아름다운 마무리일 수 있다"라고 결론 내렸다.
쿠두스의 등장은 분명히 새로운 시대를 의미하며, 동시에 손흥민에게는 '떠날 명분'을 만드는 요소가 되고 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