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페드로 네투(25, 첼시)가 세계의 정상에 선 기쁨 속에서도 세상을 떠난 디오구 조타(향년 28세)를 가슴 깊이 추모했다.
첼시는 14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 매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결승전에서 파리 생제르맹(PSG)을 3-0으로 완파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컨퍼런스리그에 이어 또 한 번 트로피를 들어 올린 첼시는 창단 첫 클럽 월드컵 정상에 오르며 2관왕을 완성했다.
이번 대회는 기존 연례 대회 방식에서 벗어나 월드컵처럼 4년마다 열리는 새로운 형식으로 개편됐고, 총 32개 팀이 참가했다. 상금 규모 역시 역대 최고인 10억 달러(약 1조 3,782억 원)로 대폭 확대됐고, 첼시는 우승 상금 등 총 9,200만 파운드(약 1,711억 원)를 손에 쥐게 됐다.
결승전은 일찌감치 승부가 갈렸다. 전반에만 3골을 몰아넣은 첼시는 콜 파머의 2골 1도움 활약을 앞세워 PSG를 무너뜨렸다. PSG는 후반 들어 반격을 시도했지만 주앙 네베스가 퇴장당하는 악재까지 겹치며 무득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네투 역시 왼쪽 측면에서 선발로 출전해 약 78분간 활약하며 우승에 힘을 보탰다. 그는 경기 후 소셜 미디어를 통해 클럽 월드컵 트로피를 들고 있는 사진과 함께 "월드 챔피언이 된 지금, 이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첼시 팬 여러분의 열정에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기쁨 한가운데서도 그는 고 디오구 조타를 잊지 않았다. 네투는 "이 우승은 너를 위한 것이야, 파트너 D"라는 짧은 문장으로 조타에게 헌정을 바쳤다.
조타는 지난 3일 동생 안드레 실바와 함께 교통사고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포르투갈에서 스페인 산탄데르를 거쳐 영국으로 돌아가던 중, 자모라 인근 고속도로에서 람보르기니 차량이 타이어 파열로 도로를 이탈하며 화재가 발생했고, 두 사람 모두 현장에서 숨졌다.
조타 형제의 장례는 고향 곤도마르의 한 교회에서 조용히 치러졌다. 리버풀 동료 버질 반 다이크, 브루노 페르난데스, 베르나르두 실바, 앤디 로버트슨, 그리고 포르투갈 대표팀 동료들이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후벵 네베스는 결승전을 마치고 미국에서 곧장 날아와 조타의 관을 함께 운구했다.
조타의 부인은 남편의 관 앞에서 끝내 눈물을 쏟았고, 이를 지켜본 이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장례를 집도한 돔 마누엘 린다 주교는 "어른이 우는 것도 보기 힘든데, 아이들이 눈물을 흘리는 건 더 가슴 아프다. 유해 앞에 선 조타의 부모와 조부모가 느꼈을 고통은 형언할 수 없을 것이다"라며 추모의 말을 전했다.
조타의 죽음은 더욱 비극적이었다. 불과 열흘 전 연인 루테 카르도소와 결혼식을 올렸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2012년부터 연인 관계였고 세 자녀를 둔 부부였다. 브라가의 한 교회에서 올린 결혼식은 그의 생전 마지막 게시물이 됐다.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한 네투는 대회 8강전을 앞두고 조타와 실바의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어깨에 걸치고 묵념에 임했다. 눈물을 꾹 참는 그의 모습은 많은 팬들의 가슴을 울렸다.
경기를 앞두고도 그는 "조타는 나에게 축구뿐 아니라 인생에서도 많은 가르침을 준 친구였다. 우린 정말 가까웠고, 그와 함께한 시간은 평생 기억될 것"이라며 "조타를 위해 이 대회에서 우승하겠다. 그는 항상 내 곁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 약속은 현실이 됐다. 첼시는 우승을 차지했고, 네투는 그 트로피를 하늘에 있는 친구에게 바쳤다. 첼시 구단 역시 네투의 사진을 공유하며 "조타를 위해"라는 메시지를 함께 남겼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