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황희찬(29, 울버햄튼)이 챔피언십(2부 리그) 클럽 버밍엄 시티의 관심 대상으로 다시 떠올랐다. 실제 영입 가능성은 낮지만, 내부적으로는 진지한 탐색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지역 언론 '버밍엄 메일'은 14일(한국시간)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줄곧 황희찬의 이름이 버밍엄과 함께 거론돼 왔다"라며 "영입이 매력적인 시나리오로 보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은 부분이 많다"라고 전했다.
황희찬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총 29경기에 출전해 11골 4도움을 올리며 울버햄튼 공격진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시즌 후반기와 프리시즌을 지나면서 새 감독 비토르 페레이라 체제에서는 입지가 다소 불안정해진 상태다. 현재 팀 내 다른 공격 자원들이 우선 기용되고 있어, 황희찬도 출전 기회를 위해 새로운 선택지를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도에 따르면 황희찬은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A대표팀 명단 승선을 위해 정기적인 출전 시간 확보를 최우선 목표로 두고 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그 보장을 받지 못할 경우, 한 단계 아래 리그라도 꾸준한 출전이 가능한 팀으로의 이적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버밍엄 시티가 유력한 목적지 중 하나로 언급됐다. 구단은 최근 몇 년 동안 아시아 축구시장에 대한 접근을 강화해왔으며, 백승호, 이명재, 그리고 일본인 선수 여러 명을 영입하며 동아시아 출신 선수 비중을 점차 늘려왔다. 새로 부임한 크리스 데이비스 감독은 백승호에 대한 신뢰가 두터운 인물로, 황희찬의 영입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후문이다.
황희찬은 중앙 공격수뿐 아니라 측면과 2선 등 다양한 위치를 소화할 수 있으며, 득점 효율도 높은 편이다. 현재 버밍엄은 이와 같은 다재다능한 공격 자원에 목말라 있는 상태이며, 황희찬은 전략적으로 이상적인 퍼즐로 평가되고 있다.
다만 실현 가능성은 제약이 크다. 황희찬은 지난해 말 울버햄튼과 5년 재계약을 맺었고, 당시 마르세유가 약 2,100만 파운드(한화 약 389억 원)의 이적료를 제시할 만큼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선수다. 주급 또한 프리미어리그 상위권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버밍엄 메일은 "황희찬은 재정적으로 버밍엄의 임금 체계를 초과하는 수준이다. 도일의 임대 영입은 가능했지만, 황희찬의 경우는 접근조차 쉽지 않다"라고 현실적인 난점을 지적했다.
버밍엄은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이미 7명을 데려오며 적지 않은 투자를 진행한 상태다. 이제는 새 영입보다는 기존 선수 정리에 집중하고 있는 단계다. 요코야마 아유무, 매니 롱겔로 외에도 피콕-패럴, 타일러 로버츠 등이 이탈 가능성이 있는 이름들이다. 브라이트 오사이-사무엘과 더마레이 그레이 영입으로 인해 알폰스 삼프스테드, 에밀 한손 역시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황희찬의 버밍엄행은 팀의 수요와 선수의 특성이 잘 맞는 그림이지만, 현실적인 재정 조건은 걸림돌이다. 구단 내부에서는 그의 합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현재로선 협상의 문을 여는 것조차 쉽지 않다. 다만 황희찬이 월드컵 준비를 위해 과감한 결정을 내릴 경우, 시장의 흐름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