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경험 없던 혼혈 공격수한테 당했다...홍명보호, 日에 굴욕급 3연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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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2025년 7월 16일, 오전 05:41

[OSEN=이인환 기자] 농담이 아니다. 좋게 표현해서 3군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남자축구대표팀은 15일 오후 7시 24분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개최되는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3차전에서 숙적 일본에게 0-1로 패해 우승컵 탈환에 실패했다. 

대회 3승의 일본이 통산 세 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일본은 안방의 한국을 누르고 대회 2연패까지 가져갔다. 한국은 여전히 5회 우승으로 최다우승이지만 2개 대회 연속 일본에 밀렸다. 

FIFA의 의무차출 규정이 없는 동아시안컵은 유럽파들이 제외되고 국내파 위주로 구성됐다. 당연히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등 대표팀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유럽파 세 선수가 빠졌다. 국내파 선수들을 시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취지는 좋았지만 대회흥행은 참패를 면치 못했다. 한국 대 중국전에 4426명이 입장했다. 12일 토요일에 치른 홍콩전에는 5521명이 왔다. 13일까지 전국에 35도가 넘는 찜통 무더위가 이어졌다. 대회가 주로 평일에 개최되었고 용인미르스타디움의 대중교통이 좋지 않은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결승전은 달랐다. 손흥민이 없어도 한일전이라는 확실한 흥행카드가 있었다. 14일부터 전국에 비가 내렸고 더위가 한풀 꺾였다. 15일 오전까지 비가 내렸지만 오후에 그쳤다. 섭씨 24도에 선선한 바람까지 불어 축구경기를 하기에 최적의 조건이었다. 

결승전인 한일전에 총 1만 8418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이번 대회 최다관중이었다. 3만 7천여명을 수용하는 용인미르스타디움에 절반정도가 들어찼다. 

놀라운 것은 일본에서 ‘울트라 니뽄’ 수백명이 단체응원을 와서 관중석을 점령했다. 이들은 대형 일장기를 흔들고 파란색 봉지를 흔들면서 “니뽄”을 연호했다. 일본응원단의 목소리가 한국보다 더 클 정도였다. 

한국응원단 붉은악마의 규모는 일본의 절반수준으로 오히려 적었다. 한국이 맞나 싶을 정도로 일본응원단 목소리가 더 컸다. 물론 대부분의 관중은 한국을 응원했다. 

손흥민이 빠졌지만 한국은 K리그 최고선수들로 구성됐다. 수비라인에서는 월드컵에서 주전으로 뛸 수 있는 선수들이 많았다. 그럼에도 한국은 안방에서 일본에 졌다. 단순히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등이 빠졌다고 자위할 수 없는 문제다. 특히 일본 멤버들의 라인업을 보면 더욱 아쉬움이 커지는 상황이다.

이날 대회의 결승골의 주인공 료는 대회 MVP로 선정됐다. 그는 홍콩전서 선발로 나서 전반 26분만에 무려 4골을 넣었을 뿐만 아니라 한국전서도 전반 8분 나상호가 골대를 때린 이후 곧바로 이어진 반격에서 소마 유키의 크로스를 그대로 원터치 발리슛으로 연결해서 선제골을 기록했다.

료의 득점을 끝까지 지키면서 일본은 한국에서 사상 첫 3연패라는 수모를 안겼다. 특히 이번 대회는 한국의 홈에서 열리는 경기이자 일본이 상대적으로 3군에 가까운 멤버를 끌고 나왔기에 더욱 수치스러운 결과라는 혹평을 듣고 있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리그가 중심이긴 하나 연령대나 선수 면면을 보나 확실히 차이가 있는 상황.

이는 대회 MVP인 료의 커리어만 봐도 확연히 나타난다. 산프레체 히로시마 소속의 료는 커리어 내내 일본 연령대별 대표팀에서 뛴 적이 없는 선수다. 동아시안컵전까지 일본 마크를 달고 료가 뛴 것은 2017년 대학 유니버사이드 경기가 유일했다. 그런 선수가 홍콩전 포트트릭에 이어 한국전서도 빠르게 선발골을 넣은 것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물론 료가 지난 2024 시즌은 주빌로 이와타 소속으로 31경기서 19골로 맹활약하긴 했으나 사실상 월드컵 승선 가능성은 매우 낮게 평가받는다. 그렇기에 료를 위시한 일본 J리그서도 대표팀 경험이 거의 없는 선수들로 구성된 팀에 패배한 이날경기가 더욱 아쉽게 느껴지는 상황이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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