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매치 169경기 74골' 지소연의 기적 같은 첫 우승! "20년이란 시간, 너무 오래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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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2025년 7월 16일, 오후 09:59

[OSEN=고성환 기자] '한국 여자 축구의 전설' 지소연(34)이 드디어 태극마크를 달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신상우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은 16일 오후 7시 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3차전에서 대만을 2-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한국은 대회 정상에 올랐다. 1승 2무, 승점 6으로 일본, 중국과 동률을 이뤘으나 삼자간 맞대결 다득점에서 가장 앞섰기에 우승 트로피의 주인공이 됐다. 최종전에서 일본과 중국이 0-0으로 비겨준 덕분이다.

신상우호는 첫 경기에서 중국과 2-2로 비겼고, 일본을 상대로도 1-1 무승부를 거뒀다. 두 경기 다 경기 막판에 터진 지소연과 정다빈의 극적인 동점골로 승점을 챙길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경기에서 대만을 잡아내면서 포기하지 않는 집념을 우승이라는 결실로 맺는 데 성공한 한국이다.

지소연도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그는 지난 2022 아시안컵에서 첫 결승 무대를 밟았지만, 중국에 2-3으로 패하며 아쉬움을 삼킨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달랐다. 지소연은 첫 경기부터 중국을 상대로 종료 직전 극장 동점골을 터트리며 팀의 패배를 막아냈다. 이 골이 없었다면 일찌감치 중국이 대회 우승을 확정 지을 수 있었다.

지소연의 활약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는 운명이 걸린 대만전에서도 후반 25분 강채림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차 넣으며 골망을 갈랐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선제골을 뽑아낸 한국은 후반 40분 장슬기의 쐐기골까지 엮어 우승을 확정 지었다.

통산 A매치 169경기 만에 우승의 기쁨을 맛본 지소연이다. 그는 이번 경기를 포함해 169경기 74득점을 기록하며 한국 여자 축구의 살아있는 전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퍼즐이었던 트로피까지 손에 넣으며 꿈을 이뤘다.

경기 후 지소연은 '쿠팡플레이'와 방송 인터뷰에서 "너무 오래 걸렸다. 우승까지 너무 오래 걸렸다. 20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너무 기쁘다. 이렇게 홈에서 우승하려고 지금까지 버텼던 것 같다"라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일본과 중국의 경기가 무승부로 끝났을 때 기분은 어땠을까. 여기서 한국의 우승 가능성이 사라질 수도 있었기에 가슴 졸이고 볼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

지소연은 "사실 신경을 안 쓸 수가 없었다. 우리 거에 집중하자고 했는데 다들 경기를 보거나 체크하더라. 다행히 앞 경기가 우리가 원하는 대로 잘 끝났다. 마지막에 대반전으로 이기고 우승할 수 있어서 기쁘다"라고 말했다.

베테랑으로서 팀을 잘 이끌고 있는 지소연. 그는 "베테랑 선수들이 계속 버텨주고 있기 때문에 어린 선수들도 더 자극받고 성장해 준다면 더 좋은 팀이 만들어질 것 같다"라며 "비가 많이 오는데도 불구하고 경기장을 찾아주신 팬들께 감사드린다. 집에서 우리와 함께 뛰어주신 팬분들께도 너무나 감사드린다"라고 전했다.

/finekosh@osen.co.kr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쿠팡플레이 방송 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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