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노진주 기자] 파울루 벤투(56) 감독이 중국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을 유력 인물로 낙점된 분위기다.
중국 매체 ‘소후’는 16일(한국시간) “중국축구협회가 눈여겨봤던 외국인 감독을 ‘아시아 라이벌 국가’ 오만에 빼앗겼다. ‘전 충칭 감독’ 벤투가 중국 대표팀 차기 사령탑 후보로 급부상했다”라고 보도했다.
데얀 주르예비치 임시 체제 속 중국은 지난 15일 일본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서 한국(0-3패)과 일본(0-2패)에 내리 패한 뒤 홍콩만 간신히 1-0로 이겨 3위를 차지했다.
주르예비치 감독은 이 대회를 끝으로 중국 21세 이하(U-21) 대표팀 사령탑으로 복귀했다.
중국축구협회는 지난 6월 2026년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본선에 실패한 뒤부터 축구대표팀 재건을 위해 유망한 외국인 감독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 신중하기 위해 일단 동아시안컵은 대행 체제로 치른 것이다.
여러 후보가 물망이 올랐는데, 2022년 카타르월드컵 때 한국을 이끌고 16강 진출에 성공했던 벤투 감독이 현재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분위기다.
벤투 감독보다 먼저 중국축구협회의 관심을 받은 이가 있었다. 바로 포르투갈 출신 지도자 카를로스 케이로스다.
그러나 카를로스 감독이 최근 월드컵 4차예선을 앞두고 있는 오만 사령탑직을 받아들이면서 중국축구협회는 발을 뺐다. 그래서 벤투 감독이 유력 최종 후보로 남게 된 것이라고 ‘소후’는 설명했다.
소후는 “중국축구협회가 원했던 인물은 케이로스 감독이었다. 그러나 최근 공식적으로 오만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해 영입을 하지 못했다. 중국은 한때 케이로스와 협상 막바지까지 갔지만, 그의 나이(71세)가 걸림돌로 작용하기도 했다”라고 들려줬다.
그러면서 “전 충칭 감독인 벤투가 유력한 차기 감독 후보로 떠올랐다. 56세로 비교적 젊고, 국가대표팀 지휘 경험이 풍부하다. 인종적·문화적으로 중국과 비슷한 한국을 비롯해 포르투갈, 아랍에미리트(UAE) 대표팀을 이끌었다. 선수 시절 때도 뛰어났다. 포르투갈 ‘황금세대’의 대표적인 인물이었다”라고 덧붙였다. 한국을 이끌기 전 벤투 감독은 중국 구단인 충칭 리판을 이끈 적 있었다.
카타르 월드컵 이후 한국과 이별한 벤투 감독은 2023년 7월 9일 UAE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하지만 올해 3월 경질됐다. 그의 지도 아래 UAE가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통과가 불안하단 게 경질 원인이었다. 앞서 아시안컵에서도 벤투 체제의 UAE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미 이때부터 팬들은 그에게 불만을 표출하기 시작했다.
2024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린 AFC 아시안컵에서 UAE는 조별리그 1승 1무 1패로 16강에 진출했으나 타지키스탄과의 경기에서 승부차기 끝에 탈락했다. 2019년 4강 신화에 비해 초라한 성적이었다.
당시 벤투 감독은 경기력 저하와 함께 알리 마브쿠트를 제외한 선발 운용 등으로 여론의 비판도 받았다.
벤투 감독은 UAE에서 총 26경기를 지휘해 14승 5무 7패를 기록했다. 승률은 약 53.9%로 최근 UAE 대표팀 감독들 중 높은 수준을 자랑했지만, 아시안컵 조기 탈락과 월드컵 3차 예선 후반기 부진으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소후’는 새로운 감독이 오더라도 중국 선수들의 각성이 없다면 ‘탈바꿈’은 없을 것이란 지적도 내놓았다.
매체는 “감독에게만 책임을 돌리는 팬들도 있지만, 전술만으로 경기를 이길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실제 경기를 거의 안 봤을 가능성이 높다. (동아시안컵 때 중국이 보여준) 경기력으로는 어느 감독이 와도 결과는 똑같다. 심지어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가 와도 안 된다. 메시가 매 경기 혼자서 두 골을 넣는다 해도, 수비가 세 골을 헌납하면 소용없다. 중국엔 공을 제대로 다룰 수 있는 선수조차 드물다. 한국과 일본을 상대하면 마치 어른과 아이가 축구하는 것 같다”라고 선수단 실력이 전체적으로 상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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