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HN 이주환 기자) 전통과 화려함을 자랑하던 메이저리그(MLB) 올스타전이 올해도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며, 또 한 번 시청률 추락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AP통신이 17일(한국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2025 MLB 올스타전의 폭스TV 중계방송 평균 시청자 수는 약 718만5천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보다 약 3.5% 감소한 수치로, 2023년(700만6천 명)에 이어 MLB 올스타전 역사상 두 번째로 낮은 시청률이다.
올스타전 시청자 수는 꾸준히 하락세를 보여왔다.
야구기록 전문 사이트 ‘베이스볼 앨머낵’에 따르면 1976년에는 무려 3,633만 명이 시청했지만, 80년대 후반 이후부터는 점진적인 감소세를 보이며 1996년 2천만 명 선이 붕괴되었고, 2016년에는 처음으로 1천만 명 아래인 870만7천 명을 기록했다. 2022년엔 처음으로 700만명대로 줄어들었고, 2023년엔 700만6천명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저치를 찍었다.
지난해 평균 시청자 수는 744만3천명으로 반등하는 듯했으나 올해 20만명 이상이 다시 줄었다.
반면, 홈런 더비는 반전된 흐름을 보였다. 지난 15일 열린 2025 홈런 더비는 평균 573만 명의 시청자를 끌어모으며 전년 대비 5%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화려한 개인 퍼포먼스가 중심이 되는 홈런 더비가 정통 야구 경기보다 더 많은 관심을 받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시청률 하락을 두고 MLB 사무국은 미디어 환경 변화와 젊은 세대의 눈높이 변화를 주요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리그는 피치 클록(투구 시간 제한),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 해외 개막전 확대 등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올해 올스타전에서는 사상 최초로 ‘홈런 타이브레이커’ 방식이 실전에서 적용됐다. 이 제도는 정규 이닝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할 경우, 양 팀이 3명의 타자를 내세워 각각 3번씩 스윙하고, 더 많은 홈런을 기록한 팀이 승리하는 방식이다. 해당 제도는 2022년 도입됐지만 실전 적용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일본에서는 정반대의 반응이 나왔다.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이번 MLB 올스타전의 일본 내 평균 시청률은 7.0%에 달했다.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이상 LA 다저스), 기쿠치 유세이(LA 에인절스) 등 일본인 선수들의 활약이 일본 팬들의 관심을 크게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리그가 전통의 무게와 팬심 사이에서 어떤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리그의 향후 실험과 전략이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MH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