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원호 77억? 누가 칼들고 협박했냐?" 中 팬들, 자국 언론에 뿔났다..."중국 축구 명성 더럽히지 마" 황당 언플에 일침

스포츠

OSEN,

2025년 7월 18일, 오전 08:19

[OSEN=고성환 기자] 서정원 감독과 청두 룽청의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중국 언론에서도 서정원 감독을 표적으로 삼은 모양새다.

중국 '즈보'는 17일(한국시간) "서정원 감독이 포문을 열었다. 그는 지난 6개월 간 구단의 행태를 참아왔다. 선수들 이적이나 임대에 대해선 전혀 몰랐다고 밝혔다"라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서정원 감독은 18일 열리는 톈진 진먼후와 경기를 하루 앞두고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작심발언을 터트렸다. 그는 "6개월 동안 클럽을 참아왔다. 감독으로서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그냥 방관만 할 수는 없다"라며 "겨울부터 클럽은 우리 코칭스태프를 신뢰하지 않았다. 나중에는 의료진을 해고하고, 통역을 해고했다. 모든 코치 계약은 3월에야 체결됐다"라고 폭로했다.

심지어 선수단 운영도 서정원 감독의 손을 떠난 상태였다. 그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결정은 거의 없다. 후반기는 3선 전술 싸움이다. 하지만 구단은 선수들 임대 이적을 포함해 내게 아무런 연락도 하지 않았다. 나도 알지 못한다. 감독으로서 나는 이런 상황을 용인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최후 통첩까지 날렸다. 서정원 감독은 "그래서 나는 분명히 하고 싶다. 구단이 코칭 스태프에 만족하지 않는다면, 가능한 한 빨리 우리에게 알려달라. 우리는 결정을 내릴 수 있으며, 가능한 한 빨리 나와 소통하기를 바란다"라고 선언했다.

서정원 감독은 2020년 12월 청두에 부임한 뒤 4년 반 동안 팀을 훌륭히 지휘 중이다. 그는 곧바로 청두를 1부로 승격시켰고, 지난 시즌엔 구단 역대 최고 성적인 중국슈퍼리그(CSL) 3위를 기록하며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진출까지 일궈냈다.

이번 시즌에도 16라운드 기준 리그 3위를 달리고 있는 청두. 1위 베이징 궈안과 승점 차는 단 4점이다. 전반기엔 구단 역사상 최초로 선두를 달리기도 했지만, 지금은 베이징을 추격하는 입장이다.

이처럼 청두를 강팀으로 만든 서정원 감독이지만, 구단과 불화를 겪고 있다. 중국 매체에 따르면 보드진이 우승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재계약 조건을 어기는 등 서정원 감독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서정원 감독과 청두의 계약은 올해까지다.

서정원 감독의 아내인 윤효진 씨도 소셜 미디어를 통해 "난 당신들이 그를 존경하길 바란 적이 없다. 그러나 4년 반 동안 매 순간 팀을 우선시하고 한마음 한뜻으로 정성을 다하는 사람에게 조금의 이해와 선의조차 없다"라며 "사람으로서 최소한의 양심도 없는가. 그의 손발을 잘라내고 입을 막고, '내가 나갈테니 목숨만은 건지게 해달라'라고 말하라고 강요하는 건가?"라고 분노했다.

그럼에도 중국에선 서정원 감독 흔들기가 계속되고 있다. 중국 언론인 쉬장은 "서정원 감독인 구단에서 의료진을 해고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가 한국에서 무면허 의료진을 데려왔다. 게다가 해당 의료진이 오진을 내렸다. 청두 선수가 골절상을 입었는데 괜찮다고 했다. 나중에 그에게 책임을 묻지 않은 게 다행"이라고 주장했다. 

서정원 감독이 너무 많은 연봉을 받고 있다는 비판까지 나왔다. 중국 '넷이즈'는 "서정원과 청두의 주요 갈등은 바로 돈에 있다. 그는 현재 CSL에서 가장 높은 연봉을 받고 있다. 이는 청두를 다소 힘들게 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매체는 "서정원 코치진의 올해 연봉은 총 4000만 위안(약 77억 원)을 넘는다. 이는 스승 최강희 감독보다 높고, 상하이의 두 감독을 합친 것보다 많다"라며 "청두는 최근 3년간 매년 3억 위안(약 581억 원)에서 4억 위안(약 775억 원)을 투자했다. 이는 베이징 궈안과 베이징 선화보다 적지 않은 투자로 우승 경쟁 팀 수준이다. 하지만 경기력을 보면 다른 팀보다 낮다"라고 비난했다.

서정원 감독이 구단 내부 소식을 유출했다는 음모론까지 제기했다. 넷이즈는 "서정원은 항상 한국 언론을 찾아다니며 하소연했고, 이는 구단과 균열을 초래했다. 최근 몇 년간 한국 언론은 중국보다 일찍 청두의 부정적 소식을 많이 보도했다. 누가 이 정보를 흘렸겠는가. 클럽의 부정적인 면이 수시로 업데이트될 때마다 서정원 측에서 내보내는 게 아니냐라는 의심이 나왔다"라고 주장했다.

심지어 청두 팬들에게 클럽 편을 들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매체는 "청두 축구팬들도 시비 문제에 있어서 클럽과 마음을 합쳐야 한다. 산둥처럼 뱀파이어가 되어 클럽의 피를 빨아먹지 말아라!"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론은 정반대다. 한 중국 팬은 "서정원이 칼을 들고 4000만 위안을 주라고 강요한 것도 아니다. 모두 청두가 기꺼이 계약을 체결한 건데 무슨 도덕적 해이를 따지는가? 정말 창피하다!"라고 일갈했다.

또 다른 팬은 "계약이 이렇게 체결됐으니 구단에서 돈을 줘야 한다. 국제축구연맹(FIFA)에 고소당해도 배상해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다른 팬들도 "설령 정말 이 액수더라도 계약서는 양측이 서명하기로 합의한 게 아닌가? 설마 누가 총을 겨누고 강제로 서명하게 했나?", "계약 정신이 전혀 없다. 중국과 중국 축구의 명성을 더럽히고 있다"라며 황당한 언론 플레이를 꼬집었다.

/finekosh@osen.co.kr

[사진] 즈보 닷컴, CSL, 서정원 소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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