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눈도장 '쾅' 김문환…'꾸준한 경기력' 숙제로 남아

스포츠

뉴스1,

2025년 7월 18일, 오전 10:58

김문환이 15일 오후 경기 용인시 처인구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남자부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패스를 하고 있다. 2025.7.15/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2026 북중이 월드컵 본선 진출 확정 후 치른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이하 동아시안컵)'은 '실험'에 초점을 맞춘 대회다. 맞춰질 수밖에 없는 대회이기도 하다.

FIFA 주관 대회가 아닌 탓에 클럽들의 선수 차출 의무는 없고, 때문에 손흥민과 이강인, 김민재 등 대표팀 핵심 멤버들은 함께 할 수 없었다. 조건 자체가 팀의 플랜A는 될 수 없었기에 자연스럽게 새 얼굴 발굴과 전술적 실험에 방점이 찍혔다.

토너먼트 결승전 같은 배경 속에서 펼쳐진 한일전 석패(0-1)로 우승을 놓쳐 갑자기 '결과' 쪽으로 포커스가 맞춰지는 분위기가 형성됐으나 완성도를 바란 대회는 아니다.

홍명보 감독은 "포지션별로 장점을 보여준 선수들이 많았다. 특히 스리백 체제에서 좋은 경쟁력을 보여준 선수가 몇 명 있다"면서 "앞으로 꾸준히 잘 한다면 충분히 월드컵 본선에도 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홍 감독의 긍정적 리스트에 돌아온 김문환도 자리했을 공산이 적잖다.

김문환은 대회 내내 가동된 스리백에서 오른쪽 윙백 임무를 맡아 중국과 1차전, 일본과 3차전에 풀타임 출전했다. 왼쪽에 배치된 이태석과 함께 가장 중요했던 2경기를 책임졌다.

중국과이 1차전에서 이동경의 득점을 함께 기뻐하고 있는 김문환. © News1 김영운 기자

김문환은 한동안 대표팀 오른쪽 수비라인의 붙박이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의 강한 신뢰 속에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했고 조별리그 3경기와 16강까지, 4경기를 모두 풀타임 소화했다. 하지만 벤투가 떠나고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부임하면서 입지가 줄어들었다.

클린스만 경질 후 2024년 3월 황선홍 임시 감독 체제에서 기회를 잡아 다시 좋은 흐름을 타는 듯 했으나 이후로는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한동안 소속팀 경기에서도 볼 수 없었던 김문환은 당연히 대표팀에서 멀어졌다.

다소 어수선한 2년을 보내며 어느덧 서른 줄에 다다른 김문환 입장에서 이번 동아시안컵은 자신의 존재감을 다시 표출해야하는 간절한 무대였다. 대회 직전까지 소속팀 대전에서 교체 출전이 많았을 만큼 몸 상태가 100% 올라오지 않았음에도 홍명보 감독이 호출했다는 것은 직접 확인하겠다는 의지였는데,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새로운 선수들과 호흡을 맞출 시간이 길진 않았기에 원활하게 톱니바퀴가 맞아 떨어지진 않았으나 김문환 특유의 장점들은 확인됐다.

공격적인 성향이 강한 선수답게 과감한 오버래핑은 물론 높은 위치에서의 플레이 모두 무리 없었고, 폭염 속 많은 활동량과 투지 넘치는 맨투맨도 잘 소화했다. 기복과 함께 종종 지적되던 '큰 미스'도 이번 대회에선 보이지 않았다.

동아시안컵 최우수수비수로 뽑힌 김문환. 일단 다시 경쟁 대열에는 합류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김문환은 한일전이 끝난 뒤 진행된 시상식에서 최우수수비상을 받았다. 4개국 참가 선수들을 통틀어 가장 돋보이는 수비수로 평가됐는데, 한국 선수단 유일한 개인상이었다. 김문환 입장에서는 일단 희망의 불을 밝혔다.

유럽파를 포함해 현재 홍명보호 측면 수비 자원 중 확실한 입지를 갖춘 선수는 설영우 정도라고 보는 게 맞다. 2002년생 이태석이 왼쪽에서 점점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지만 다른 카드들이 더 준비돼야한다. 설영우도 아직 월드컵 본선 경험은 없다.

본선까지 1년이 남은 상황. 김문환이라는 사이드백이 다시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는 것은 대표팀 입장에서도 좋은 소식이다. 남은 것은 자신의 몫이고 관건은 꾸준함이다. 홍 감독의 주문처럼 "앞으로 꾸준히, 월드컵이 열리는 때까지 잘해야" 본선 무대에 설 수 있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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