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수원, 이후광 기자] “과거 어리숙했던 선수들에게 이제 믿음이 생겼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캡틴 채은성은 1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시즌 9차전에 5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2득점 1볼넷 원맨쇼를 펼치며 팀의 5-0 완승 및 7연승을 이끌었다.
2회초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몸을 푼 채은성은 2-0으로 앞선 3회초 2사 2루 찬스에서 달아나는 1타점 좌전 적시타를 치며 승기를 가져왔다.
백미는 세 번째 타석이었다. 3-0으로 앞선 5회초 2사 1루에서 등장, KT 선발 좌완 오원석을 상대로 달아나는 투런포를 때려낸 것. 볼카운트 1B-1S에서 3구째 바깥쪽 높은 체인지업(129km)을 받아쳐 비거리 122.8m 좌월 홈런으로 연결했다. 6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12일 만에 나온 시즌 15번째 홈런이었다. 승부의 쐐기를 박는 한방이었다.
경기 후 만난 채은성은 “휴식기 이후 첫 경기를 이겨서 좋다. 오늘도 연승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는데 그렇게 됐다”라며 “노림수가 있었고, 그게 잘 맞아떨어졌다. 내가 생각하는 높이로 공이 잘 와서 운 좋게 좋은 결과가 있었다”라고 승리 소감을 남겼다.
6월 3홈런으로 방망이를 예열한 채은성은 7월 벌써 4홈런을 치며 한화 1위 질주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비결을 묻자 “딱히 그런 건 없다. 좋은 타이밍에 치려고 하다 보니 홈런이 나온다. 사실 그 동안 내가 홈런을 치려고 해서 친 적은 거의 없었다. 단순히 타이밍이 좋을 때 맞아서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온 거 같다”라고 답했다.
이날 채은성의 적시타는 모두 2사 후에 나왔다. 3회초 좌전 적시타, 5회초 2점홈런 모두 그랬다. 이에 대해 채은성은 “2사 후 점수가 나는 게 팀 분위기가 더 좋아질 수 있는 부분이다. 그래서 더 집중했다. 어떻게든 안타를 치고 싶었는데 결과가 좋아 다행이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후반기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선두 한화는 최근 7연승, 원정경기 4연승을 달리며 시즌 53승 2무 33패를 기록했다. 2위 LG 트윈스와 승차는 여전히 4.5경기로, 결코 쉽게 따라잡힐 수 없는 격차다.
주장이 보는 한화의 경기력.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 채은성은 “일단 선수들이 자신감이 많이 생긴 거 같다. 타이트한 경기를 풀어내는 방식, 작전 수행 능력이 작년, 재작년 모두 어리숙하고 뭔가 불안해 보였는데 이제는 다 믿음이 생겼다. 잘 풀어낼 거란 확신이 있다. 그런 부분이 많이 달라졌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방심과 자만은 금물이다. LG와 제법 넉넉한 격차를 유지 중이지만, 시즌을 마치려면 아직 56경기를 더 치러야 한다. 냉정함을 유지해야 비로소 한화가 꿈꾸는 우승이 현실이 될 수 있다.
채은성은 “아직 시즌이 끝난 게 아니다. 아직 진행 중이고, 과정에 있다. 1위가 확정된 것도 아니다”라며 “팀이 좋은 분위기에 있는 건 사실이지만, 들뜰 필요가 없고, 우리가 마음을 확정할 필요도 없다. 지금까지 어떻게 보면 매 경기가 토너먼트라고 생각하고 여기까지 왔는데 감독님께서도 후반기 끝날 때까지 똑같은 마음으로 해달라고 당부하셨고, 나도 선수들에게 매 경기 최선을 다하자고 했다. 선수들 모두 지금까지 쌓인 게 똑같이 연결될 거라는 생각으로 남은 경기를 임했으면 한다”라고 묵직한 메시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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