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자꾸 등을 떠미는 모양새다. 구단의 상징이자 주장으로 활약 중인 손흥민(33, 토트넘)을 두고, 토트넘 홋스퍼가 사실상 '조건부 이적 허용' 입장을 내비쳤다는 보도가 나왔다. 여기에 토마스 프랭크(52) 감독도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의 미래에 대한 결정이 미정임을 밝혔다.
영국 'TBR 풋볼'은 18일(한국시간) 단독 보도를 통해 "토트넘은 손흥민에게 적절한 이적 제안이 들어올 경우, 이적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라고 보도했다. 손흥민은 여전히 구단의 아이콘이자 주장 완장을 차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더 이상 '팀 구상의 중심축'으로 간주되지 않고 있다는 해석이다.
해당 매체의 수석기자 그레이엄 베일리는 "손흥민은 이미 이 같은 구단의 기조를 인지하고 있다"라며 "토트넘은 모하메드 쿠두스를 데려왔고, 브렌트포드의 요안 위사까지 노리고 있다. 만족스러운 제안이 오고 손흥민이 이에 동의한다면, 이적 가능성은 현실적"이라고 전했다.
전제는 남아 있다. "손흥민은 잔류에도 열린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구단 역시 그의 결정을 존중할 것이다. 하지만 이적 시장 종료 전 팀을 떠나더라도 전혀 놀라운 일은 아니다"라는 것이 TBR 풋볼의 시각이다.
이와 맞물려 토트넘 신임 사령탑 토마스 프랭크 감독은 18일 열린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을 직접 언급했다.
그는 주장 선임 여부에 대한 질문에 "좋은 질문이다.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처리해야 할 일이 많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주장으로 활약했다. 레딩과 경기에서는 두 명의 주장이 각각 45분씩 나서게 되는데, 손흥민과 로메로가 각각 주장 완장을 찬다. 아직 시즌 주장에 대한 결정은 내리지 않았다"라고 답했다.
손흥민의 현재 위치에 대한 평가도 이어졌다. 프랭크 감독은 "두 선수 모두 최고의 선수"라며 "손흥민은 10년간 이곳에 있었고, 지난 여름 마침내 자격 있는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로메로는 월드컵과 코파 아메리카를 두 차례 우승한 선수다.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존재"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두 선수 모두 훈련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팀에 기준을 세워주고 있다. 레딩전에 두 선수 모두 출전한다. 나는 매우 만족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프랭크 감독의 발언은 외형상 긍정적이지만, 정작 주장 선임에 있어 손흥민의 지위가 '당연한 1순위'로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이미 내부적으로는 새로운 전술 구도와 공격진 재편에 들어간 상황이다.
실제 토트넘은 지난 시즌 손흥민이 리그에서 21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했음에도, 전성기 때의 압도적인 존재감은 다소 희미했다는 판단 하에 변화에 착수했다. 쿠두스를 포함해 다재다능한 공격 자원들을 추가로 노리고 있으며, 마티스 텔 역시 바이에른 뮌헨에서 완전 이적하며 왼쪽 윙어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여기에 마이키 무어, 윌슨 오도베르, 히샬리송까지 좌측 라인에서 경쟁할 수 있는 자원들이 포진한 만큼, 손흥민은 기존처럼 확실한 주전으로 낙점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프랭크 감독이 "프리시즌을 통해 누구를 남기고 누구를 보낼지 결정하겠다"라고 한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다만 급박한 움직임은 아직 없다. 토트넘은 오는 8월까지 아시아 투어를 앞두고 있으며, 한국 방문 일정도 포함돼 있다. 손흥민은 구단의 얼굴이자 흥행 중심인 만큼, 투어 도중 팀을 떠날 가능성은 낮다.
한편, 팀의 부주장 크리스티안 로메로를 둘러싼 이적설에 대해서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최근 "추가 영입 시도는 없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TBR 풋볼은 "아틀레티코는 로메로 측에 모든 시도를 종료했음을 공식적으로 알렸다"라고 덧붙였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