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이승우(27, 전북)의 투입과 함께 전북의 경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전북현대는 19일 오후 7시 포항 스틸야드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5 22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 맞대결을 치러 3-2로 역전승했다.
이로써 전북은 승점 3점을 추가하며 승점 48점(14승 6무 2패)으로 선두를 질주했다. 반면 포항은 승점 32점으로 리그 4위에 머물렀다.
이날 포항의 기세는 무서웠다. 기성용의 합류로 인해 수많은 홈팬들이 경기장을 찾았고, 포항 선수들은 경기 시작과 동시에 적극적으로 전북의 골문을 두드렸다.
전반에만 두 골을 내주며 끌려갔던 전북은 후반 들어 전혀 다른 팀처럼 경기를 장악했고, 극적인 역전승을 완성했다. 흐름 전환의 중심에는 후반 17분 교체 투입된 이승우가 있었다.
이번 경기를 분석한 'Bepro Match Data Report(이하 비프로)'에 따르면 전북은 전반 평균 위치에서 수비라인과 미드필드 간격이 좁고 공격진의 전진 움직임이 부족했다. 45분간 유효 슈팅은 고작 두 차례. 콤파뇨와 송민규가 최전방에서 거의 고립됐고, 미드필더들의 전진 패스 연결도 원활하지 않았다. 패스 성공률은 85.5%로 나쁘지 않았지만, 대부분이 안전 지향적인 횡패스에 그쳤다.
특히 왼쪽 윙어로 나선 송민규는 수차례 볼 터치에도 불구하고 상대의 강한 압박과 적극적인 견제에 수비를 무너뜨리는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고, 콤파뇨 역시 포항 수비에 봉쇄됐다. 결과적으로 전반을 0-2로 마치며 주도권을 빼앗긴 채 라커룸으로 향했다.
후반 17분 송민규를 대신해 이승우가 투입되며 경기 흐름은 완전히 전환됐다. 투입 직후부터 이승우는 왼쪽 라인에서 적극적인 드리블 돌파와 공간 침투를 시도했고, 이후 강상윤-티아고와의 연계를 통해 전북 공격을 재구성했다.
전환점은 후반 19분. 이영재-강상윤-티아고를 거친 패스가 이승우에게 연결됐고, 그는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전북의 추격골을 뽑아냈다. 이는 단순한 골이 아닌, 전북 전체의 분위기를 끌어올린 장면이었다. 해당 득점 장면 전후로 전북의 평균 위치는 전반보다 무려 6.3m 앞서며, 확실한 전진 성향을 보였다.
이후 전북은 이승우를 거점 삼아 왼쪽 하프스페이스 부근에서 지속적인 찬스를 창출했다. 전진우-권창훈의 연속된 패스 플레이, 그리고 이영재의 박스 근처 전개 속에서 이승우는 두 번째 슈팅을 기록하며 위협을 가했다. 티아고의 동점골, 그리고 종료 직전 홍정호의 극장골로 이어지는 전북의 역전 드라마는 이승우의 투입과 함께 탄생한 흐름이었다.
후반전 유효슈팅 비율은 60%로 높았고, 공격 지역에서의 패스 정확도 역시 상승했다. 특히 이승우는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2회의 슈팅, 1골, 1회 키패스를 기록하며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선수로 꼽힌다.
경기 종료 후 거스 포옛 전북 감독은 "K리그 전체를 통틀어 이번 시즌 최고의 경기라고 생각한다"라며 역전승에 만족감을 표했다.
그는 "항상 말씀드리듯, 선발로 출전은 하지 않고 있지만 3~4명의 선수들이 훈련에서 너무도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벤치에서 투입된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승리에 기여했다"라며 이승우를 비롯해 교체로 투입된 선수들의 영향력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어서 "포항의 기세 때문에 농구처럼 중간에 타임오프를 요청하고 싶었을 정도다. 중간 중간 선수들에게 정보를 전달하고자 했으나 어려웠다. 하프타임을 통해 말할 기회가 주어졌고 변화를 주면서 적응했다"라며 하프타임 전술 변화가 승리를 가져온 열쇠라고 강조했다.
이번 시즌 전북의 선발 11명은 명확하다. 좀처럼 지지 않으니, 선발 라인업에 큰 변화를 줄 이유가 없는 포옛 감독이다. 또한 선발 선수들과 벤치 선수들의 조화가 완벽해 보이는 전북이다. 이에 포옛은 "솔직한 소통을 하려 노력한다. 선수들이 소통 스타일을 알게 된 것 같다. 최근 무패 기록을 오랫동안 이어오며 기회를 잡지 못하는 선수들도 선발 출전하는 선수들을 존중하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선수단 내 원활한 소통을 통해 분위기를 잡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언젠가는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 뛸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승우 선수가 오랜만에 골을 넣었다. 라커룸에서 이승우의 골에 대해 정말 많은 칭찬이 오갔다. 팀원들이 서로 도와주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