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토트넘 홋스퍼의 새로운 시대가 본격적으로 닻을 올렸다. 토마스 프랭크(52) 감독 체제의 첫 경기에서 구단의 신입생들이 번뜩였고, 조직적으로 변화된 세트피스 운영이 눈에 띄었다.
토트넘 홋스퍼는 19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레딩의 셀렉트 카 리싱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리시즌 친선경기에서 토트넘은 레딩을 2-0으로 꺾었다. 프랭크 감독은 전후반에 서로 다른 11명을 기용하며 선수단 점검에 집중했고, 전반전엔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후반전엔 손흥민이 각각 주장 완장을 착용했다. 경기장에는 다니엘 레비 회장과 요한 랑게 단장도 모습을 드러내 새 감독의 데뷔전을 지켜봤다.
핵심은 후반 시작과 함께 투입된 두 명의 신입생, 모하메드 쿠두스와 루카 부스코비치였다. 두 선수의 투입 이후 경기 양상이 확 바뀌었다.
영국 '디 애슬레틱'은 "후반 43분, 경기장을 환호로 뒤덮은 장면이 있었다. 중원에서 강하게 날아온 볼을 '신입생' 모하메드 쿠두스는 공중에서 발뒤꿈치로 튕겨내며 제이미 돈리에게 연결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상대 수비수 야콥 보르그니스를 피루엣 동작으로 제치더니, 터치라인 근처 좁은 공간에서도 발재간으로 수비진 사이를 비집고 돌파해 또 한 번 돈리에게 찬스를 만들어줬다"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그는 이날 경기에서 두 골 모두에 관여했다. 첫 골은 쿠두스가 올린 아웃스윙 코너킥을 루카 부슈코비치가 머리로 방향을 바꿨고, 이를 윌 랭크셔가 마무리했다. 두 번째 골 역시 쿠두스가 박스 왼쪽에서 볼을 받아 부슈코비치에게 연결, 왼발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매체는 "이런 '예측 불가능성'이 바로 토트넘이 그에게 5,000만 파운드(약 934억 원)를 투자한 이유였다. 프랭크 감독도 경기 전 '그의 존재는 공격에 전혀 다른 차원을 부여한다'라고 찬사를 보냈다. 도미닉 솔란케와는 아직 함께 뛰지 않았지만, 공격 조합 측면에서 기대를 모은다. 반면 브레넌 존슨, 데얀 쿨루셉스키에게는 경쟁의 압박이 될 수밖에 없다"라고 알렸다.
토트넘이 부스코비치를 영입한 것은 2023년 9월이었다. 하지만 만 18세가 되기 전까지는 공식 등록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이번 프리시즌이 사실상 그의 첫 소집이었다.
그는 후반 시작과 함께 투입됐고, 등장 8분 만에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쿠두스의 코너킥을 머리로 방향을 돌려 랭크셔의 득점을 도왔고, 이후 쿠두스의 짧은 패스를 받아 왼발로 골문 구석을 찔렀다. 이후 수비에서도 가르시아의 헤더를 막아내는 등 단단한 모습을 보여줬다.
디 애슬레틱은 "물론 몇 차례 불안한 패스나 위치 선정 오류도 있었지만, 이날 경기만 놓고 보면 '기다릴 만한 유망주'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라고 짚었다.
전임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세트피스에 대해 "럭비 스크럼 같은 것"이라며 경시하는 태도를 보인 바 있다. 세트피스 전문 코치를 끝까지 고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브렌트포드 시절부터 세트피스 활용에 능했던 프랭크 감독은 토트넘에서도 이를 주요 전술 자산으로 삼을 예정이다.
디 애슬레틱은 "이번 레딩전에서는 경기 전부터 세트피스 전담 코치인 안드레아스 요르그손이 수비 훈련을 직접 이끌었다. 페드로 포로와 쿠두스가 코너킥 상황에서 직접 박스로 공을 올렸고, 이 가운데 쿠두스의 킥이 랭크셔의 득점으로 이어졌다"라고 알렸다.
그러면서도 "단 한 가지 의문은 '스페셜 롱 스로우'의 부재였다. 토트넘은 최근 '롱 스로인 오디션'을 치른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작 이번 경기에서는 이를 활용하지 않았다. 프랭크 감독은 오디션 결과에 대한 질문에 즉답을 피했고, 이는 전략적 비밀 유지로 해석된다"라고 주장했다.
설명에 따르면 이날 원래 선발로 예고됐던 골키퍼는 지난 시즌 주전이었던 굴리엘모 비카리오였다. 그러나 경기 직전 체코 출신의 안토닌 킨스키로 교체됐다.
킨스키는 전반전에 수비라인 바깥까지 올라와 적극적으로 볼을 처리했으며, 한 차례는 수비 압박 속에서도 역방향 패스로 탈압박에 성공하는 등 인상적인 빌드업을 보여줬다. 반면 후반에 들어온 비카리오는 한 차례 클리어링 과정에서 볼이 공중으로 떠버리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디 애슬레틱은 "프랭크 감독이 브렌트포드 시절 중용했던 다비드 라야, 마르크 플레켄과 스타일이 유사한 킨스키는 빌드업과 판단력 측면에서 장점이 있으며, 비카리오는 경험과 리더십, 그리고 순수 선방 능력 면에서 앞선다. 2025-2026시즌 토트넘의 골문 주인이 누가 될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라고 전했다.
매체는 "한편, 이날 토트넘은 4-3-3을 기본으로 운영하면서도 상황에 따라 4-2-4로 전환하는 유연한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알피 디바인은 중원에서 윗선으로 자주 올라와 솔란케와 함께 공격 숫자를 늘렸고, 손흥민은 후반에 주장 완장을 차고 그라운드를 지켰다"라며 짧게 손흥민을 언급하고 넘어갔다.
이어 "프랭크 감독 체제 첫 경기에서 토트넘은 새로운 색깔을 예고했다. 그리고 그 시작점에는 '쿠두스-부슈코비치'라는 신선한 이름이 분명히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