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기성용, 포항 데뷔전에 "3개월 만에 뛴 경기, 다리에 쥐가 났다...앞으로 내가 할 일은 기쁨 드리기" [오!쎈 인터뷰]

스포츠

OSEN,

2025년 7월 21일, 오전 07:29

[OSEN=포항, 정승우 기자]

[OSEN=포항, 정승우 기자] "오랜만에 많은 관중분들 앞에서 경기할 수 있어 행복했다. 결과는 아쉬웠지만, 그래도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포항 스틸러스는 19일 오후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22라운드 전북현대와의 홈 경기에서 2-3으로 역전패했다. 이로써 포항은 승점 32점(9승 5무 8패)에 머물며 4위 자리를 지켰고, 전북은 승점 48점으로 선두를 내달렸다.

포항은 전반 31분 홍윤상의 선제골과 44분 이호재의 추가골로 2-0까지 앞서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기성용은 선발 출전해 중원에서 공격 전개에 기여하며 데뷔전을 치렀다.

후반전 들어 수비 집중력이 흔들렸다. 후반 19분 이승우에게 추격골을 내준 데 이어, 후반 35분에는 티아고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결국 후반 추가시간 이호재의 자책골이 나오면서 승점을 놓쳤다.

[OSEN=포항, 이석우 기자]포항은 이날 경기에서 전반까지 완벽한 흐름을 가져왔지만, 후반 들어 체력 저하와 수비 집중력 저하로 무너졌다. 기성용은 후반 31분 교체되며 복귀전을 마무리했으나, 팀의 승리를 지켜보지는 못했다.

이날 기성용은 곧바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3일 FC서울을 떠나 포항 스틸러스에 입단한 기성용은 그야말로 '슈퍼스타'였다. 선수단 버스가 도착할 때부터 팬들이 몰렸고 이번 전북전 14,275석이 전석 매진됐다. 킥오프를 앞두고 선발 선수 소개 영상이 재생됐다. 관중석을 가득 메운 팬들은 선수 한 명 한 명이 소개될 때마다 이름을 호명하며 응원했다. 기성용의 이름이 나오자 스틸야드는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수많은 팬들이 "기성용! 기성용!"을 외치면서 기대를 드러냈다.

경기 종료 후 만난 기성용은 "오랜만에 많은 관중분들 앞에서 경기할 수 있어 행복했다. 결과는 아쉬웠지만, 그래도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긍정적인 모습들을 보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OSEN=포항, 이석우 기자]기성용은 "특히 어린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후반에 저희가 좀 쉽게 골을 허용한 부분은 있었지만, 곧 화요일(22일 수원FC)에 바로 경기가 있기 때문에 선수들도 경쟁적인 부분을 잘 모아서 준비를 잘해야 할 것 같다. 꼭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전했다. 다음은 기성용과 일문일답.

박태하 감독은 "한 경기 만에 도움이 되는 선수임을 증명했다"라고 했고, 포옛 감독도 "기성용이 뛸 때는 지배적이었다"라고 평가했다. 

-사실 3개월 만에 뛰는 경기였고, 나름대로 준비를 하긴 했는데 후반에는 쥐가 났다. 그래도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더 많은 것들이 나올 수 있다고 본다. 몸이 더 좋아진다면 오베르단 선수도 돌아오고, 시너지도 충분히 날 수 있다. 오늘 함께 뛴 (김)동진 같은 어린 선수도 기대 이상으로 정말 잘해줬다.

감독님의 미드필드 운영이 더 편해질 수 있도록 저도 준비를 잘할 계획이다. 3개월 만이라 걱정을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만족스러운 부분이 있어서 다행이다.

교체됐다. 체력적으로는 어땠는지. 

-체력 자체보다는 3개월 동안 경기를 못 뛴 게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 근육에 쥐도 나고 해서, 마음은 더 뛰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 전반은 분위기도 좋았고 선수들도 잘해줬기 때문에, 그런 분위기를 잘 살려서 다음 경기 때는 팬들에게 꼭 승리를 안겨드리고 싶다.

선수단 버스가 도착할 때부터 많은 팬들이 환영했다.

-너무 감사했다. 오랜만에 경기를 준비하면서 설렘과 걱정이 반반이었는데, 경기장에 도착하자 마음이 오히려 편해졌다. 많은 관중들을 보니까 '내가 여기서 이렇게 환영받을 수 있구나'라는 감정이 들었고, 앞으로 제가 해야 할 일은 팬들에게 기쁨을 드리는 거라고 생각한다.

승리도 많이 해야 하고, 좋은 플레이로 경기장을 찾은 팬들이 즐거울 수 있도록 노력할 거다. 오늘 이겼으면 더 좋았겠지만, 오히려 졌기 때문에 제가 더 할 일이 많다는 걸 느꼈고, 경각심을 가지고 더 준비하면 시즌이 끝날 때 다 함께 웃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딸이 아빠 경기를 보고 싶어했다고 했는데,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부분은 괜찮은지.

-와이프는 좋아했다. 떨어져 지내다 보니 매일 볼 때보다 더 애틋한 것 같다. 딸 아이는 서울을 떠나는 걸 많이 아쉬워했지만, 오랜만에 보면 또 더 애틋하다. 저도 서울에 올라가기도 하고, 가족들이 내려오기도 하고. 이번 화요일엔 가족들이 포항에 내려와서 경기도 볼 예정이다. 외국으로 가는 게 아니라 언제든지 바빠도 갈 수 있는 거리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OSEN=포항, 이석우 기자]이번 경기 교체 시간은 예정돼 있었던 것인지.

-원래는 좀 더 일찍 교체하려고 감독님이 생각하셨던 것 같은데, 경기 분위기상 조금 더 뛰게 됐다. 근데 제가 쥐가 나서 어쩔 수 없이 교체 요청을 드렸고, 감독님도 그런 상황을 고려해서 결정하신 것 같다.

포항 홈 경기장 분위기는 이전 홈구장들과 비교해 어땠는지. 

-어색하거나 불편하진 않았다. 예전에도 이곳에서 경기해봤고, 여러 번 이 분위기를 경험했기 때문에 익숙했다. 잔디 상태도 좋았고, 오히려 오래 뛴 경기장 같은 느낌이 들어서 전혀 낯설지 않았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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