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찬익 기자] 최고의 활약 뒤에는 남모를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캡틴’ 구자욱이 다리 통증을 안고도 방망이 하나로 모든 걸 해냈다. 그야말로 원맨쇼였다.
구자욱은 지난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 경기에 3번 지명타자로 출장했다. 다리 상태가 완전치 않아 수비를 소화하지 못했지만, 방망이는 매서웠다.
경기 초반부터 불을 뿜었다. 1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첫 타석에 나선 그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두산 선발 윤태호의 6구째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10m 짜리 선제 솔로 아치.
3회 1사 3루에서는 좌익수 희생 플라이로 타점을 추가했고, 하이라이트는 4회였다. 2사 만루 찬스에서 두 번째 투수 제환유의 4구째 직구(시속 146km)를 우중간 담장 밖으로 날려보내는 만루 홈런을 터뜨렸다. 이 한 방으로 사실상 승부는 갈렸다.
이날 구자욱은 홈런 2방 포함 6타점을 쓸어담으며 팀의 14-1 대승을 이끌었다. 삼성은 이 승리로 5연승을 질주했고, 시즌 전적 60승 2무 59패를 기록하며 6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3위 SSG 랜더스와는 불과 1경기 차. 순위 싸움은 여전히 치열하다.
선발 헤르손 가라비토는 5이닝 2피안타 2볼넷 8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하며 시즌 4승째를 거뒀고, 양창섭, 육선엽, 배찬승, 양현으로 이어진 불펜도 4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타선도 폭발했다. 르윈 디아즈는 시즌 42호 홈런을 터뜨리며 6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을 기록했고, 강민호는 멀티히트를 포함해 1000득점 고지를 밟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김영웅은 2안타 1타점 1득점, 박승규도 1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경기 후 구자욱은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 ‘라이온즈TV’를 통해 “5연승을 이어갈 수 있어 기쁘다. 이겨서 정말 좋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어 그는 “나는 연습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결과보다 과정이 더 좋아야 한다고 믿는다. 항상 열심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삼성은 선수단 분위기 자체가 절정에 올라 있다. 구자욱은 “분위기는 늘 좋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항상 좋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무조건 악착같이 해야 한다. 선수들에게도 늘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은 28일 두산과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 우완 최원태(21경기 7승 7패 평균자책점 4.59)를 내세워 6연승에 도전한다. 두산은 최민석(13경기 3승 2패 평균자책점 3.39)이 선발로 맞선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