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볼쇼이 극장은 성명을 통해 "20세기 후반 발레계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유리 그리고로비치가 별세했다"며 "그의 기억을 소중히 간직하고, 그가 남긴 귀중한 유산을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
발레리 게르기예프 볼쇼이·마린스키 극장 총감독은 러시아 이즈베스티야 신문에 "그는 전설적인 인물로, 앞으로도 수십 년 동안 존경과 찬사를 받을 것"이라고 깊은 애도를 표했다.
그의 경력이 시작된 마린스키 극장도 "한 시대가 막을 내렸다"며 애도의 뜻을 전했다.
1927년 레닌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난 그리고로비치는 키로프 발레단(현 마린스키 발레단)에서 솔리스트로 활동한 뒤 안무가로 전향했다. 1964년 서른일곱 살의 나이에 모스크바 볼쇼이 발레단의 예술감독으로 발탁돼 1995년까지 31년간 재직하며 볼쇼이를 세계 정상급 발레단으로 성장시켰다. 대표작으로는 '스파르타쿠스', '로미오와 줄리엣', '석화' 등이 있다.
그는 1995년 무용수 계약 문제를 둘러싼 극장 경영진과의 갈등 끝에 사임했고, 이는 볼쇼이 200년 역사상 첫 무용수 파업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후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에서 새 발레단을 창단했으며, 2008년 볼쇼이로 복귀해 안무가이자 발레마스터로 다시 활동을 시작했다.
'소련 인민예술가' 등 러시아 최고 권위의 상을 받았으며, 2017년 90세 생일을 맞아 볼쇼이 극장은 두 달간 특별 공연을 열어 그의 업적을 기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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