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년 넘게 마을 지킨 '고창 삼태마을숲' 천연기념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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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5년 6월 26일, 오전 09:31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국가유산청은 오랫동안 마을을 보호해 온 전통 마을 숲인 ‘고창 삼태마을숲’을 국가지정자연유산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한다고 26일 밝혔다.

‘고창 삼태마을숲’ 항공 촬영 전경. (사진=국가유산청)
‘고창 삼태마을숲’은 전남 고창 성송면 하고리 삼태마을 앞 삼태천을 따라 형성된 800여 미터 길이의 마을 숲이다. 마을 주민이 각종 자연재해로부터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발적으로 조성하였다. 바람으로부터 마을을 보호하는 방풍림이자 하천 주변 농경지 등을 보호하기 위하여 제방에 조성된 호안림 역할을 한 숲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왕버들 군락지로도 유명하다. 나무 높이 10미터, 줄기 둘레 3미터가 훌쩍 넘는 왕버들 노거수 95주를 비롯하여 버드나무, 팽나무, 곰솔, 상수리나무, 벽오동 등 다양한 수종의 큰 나무 224주가 안정적으로 숲을 이루며 주변 하천, 농경지와 어우러져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삼태마을 앞에는 삼태천이 흐르고 있다. 풍수지리적으로 배 모양인 마을이 떠내려가지 않게 보호하기 위해 마을 주민이 삼태천 양 둑에 왕버들, 느티나무, 팽나무 등을 심어 숲을 조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숲이 훼손되면 마을에 큰 재앙이 온다고 믿어 신성시하며 보호해 왔다.

19세기 지도인 ‘전라도무장현도’에서도 삼태마을 숲을 찾아볼 수 있다. 이는 1830년대 훨씬 이전부터 이 숲이 존재하였음을 보여주며 당시에도 이 숲이 무장현에서 유명하고 상징적인 숲이었음을 알 수 있다.

국가유산청은 “‘고창 삼태마을숲’은 마을 공동체의 신앙과 정체성이 결합한 상징적 가치가 높은 자연유산”이라며 “주변 농경지 등과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경관, 다양한 수종의 노거수들이 안정적으로 숲을 이루는 점 등의 가치를 종합적으로 지녔다”고 천연기념물 지정 이유를 설명했다.

국가유산청은 30일간의 예고기간 동안 수렴되는 의견을 토대로 자연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고창 삼태마을숲’을 천연기념물로 지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