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선희 GS문화재단 대표가 최근 서울 강남구 GS아트센터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
이는 박 대표가 예술경영 전문가로 걸어온 길에서도 잘 드러난다. 박 대표가 공연계에 뛰어든 계기는 클래식에 대한 애정 때문이었다. 한때 피아니스트를 꿈꾸기도 했으나 재능이 없다는 생각에 포기했다. 그러나 클래식에 대한 애정만큼은 가득했다. 박 대표는 “클래식 음악을 좋아했고, 클래식 음악으로 사람을 만나는 게 좋았다”며 “월간지 ‘객석’을 보면서 음악회를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무작정 기획사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동경했던 클래식 음악계의 현실은 기대했던 것과 달랐다. 그 때부터 박 대표는 우리나라 클래식, 더 나아가 공연계가 성장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했다. 오랜 고민 끝에 찾아낸 답은 정책과 지원이었다. 때마침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현 금호문화재단)에서 직원을 채용한다는 소식에 입사 지원서를 내 합격했다.
박 대표는 2002~2018년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에서 일하며 국내 음악영재 발굴과 클래식 음악 국제 교류에 앞장섰고, 2019~2021년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대표를 맡아 ‘KNSO국제아카데미’, ‘KNSO국제지휘콩쿠르’ 등을 신설해 국내 클래식 발전에 기여했다.
박 대표가 GS문화재단 대표를 맡는다는 소식에 공연계에선 GS아트센터가 클래식 전용 공연장이 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하지만 GS아트센터는 과거 이곳에 있었던 LG아트센터와 마찬가지로 복합 공연장을 지향한다. 지난 4월 개관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연극·뮤지컬·무용·클래식·대중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선보이며 공연예술의 새로운 도전과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박 대표는 “유럽은 틀을 깬 공연을 시도하는 단체가 많다. 클래식과 무용의 만남처럼 장르간 협업도 매우 다양하게 이뤄진다”며 “공연예술의 틀을 계속 깨나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가 생각하는 예술경영은 무엇일까. 박 대표는 “예술은 현실을 반영하기도 하고, 현실이 예술을 반영하기도 하는데, 이를 매개해주는 일이 곧 예술경영”이라고 답했다.
“예술가는 꿈꾸는 사람이다. 지금의 현실을 새롭게 정의하면서 사회가 새롭게 나아갈 힘을 불어넣는 역할을 예술가들이 하고 있다. 생각과 추론을 바탕으로 하는 과학만큼 사회에 필요한 것이 끊임없이 상상력을 자극하는 예술이다. 예술과 현실을 이어주는 일을 하고 싶다.”